아르헨티나가 급등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세 자릿수까지 올리는 초강수를 뒀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BCRA)은 14일(현지 시간) “오늘 이사회에서 통화정책 기준금리 21%포인트 인상을 의결했다”며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97.0%에서 118.0%로 올랐다”고 밝혔다.
1980∼1990년대 경제위기 이후 2000년대 들어 아르헨티나 기준금리가 100%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번에 21%포인트에 달하는 인상 폭 역시 2002년 6월 30일 44.74%에서 7월 31일 67.60%로 22%포인트 넘게 올린 지 21년 만이다.
BCRA는 이번 조처가 환율 기대치 고정, 외환 보유 압박 완화, 아르헨티나 페소 통화 투자에 대한 긍정적 수익 등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현지 매체는 미겔 앙헬 페스세 BCRA 총재의 언급 등을 인용해 아르헨티나 페소의 평가절하로 공식 환율은 지난주 금요일 달러당 298.50페소에서 현재 365.50페소라고 보도했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정부의 세 자릿수 금리는 천정부지로 뛰는 물가를 잡고 정치적 변동성을 키우는 보유 외환 고갈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에서는 페소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기준금리를 올리는 정책 기조가 1년 넘게 이어졌지만 여전히 물가와 환율 모두 잡지 못하고 있다. 현재 아르헨티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6월 기준 115%를 넘어서며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를 두 달 앞두고 진행된 예비선거에서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계열 제3후보가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4년 전 친시장주의자 대신 좌파를 택한 아르헨티나 유권자들의 마음이 더 깊어진 경제위기로 변하는 분위기다.
전날 치러진 예비선거 성격의 파소(PASO)에서 극우파 ‘진보자유’ 소속 하비에르 밀레이(사진) 하원 의원이 30.04%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집권 세력인 좌파 ‘조국을 위한 연합’의 세르히오 마사 경제장관은 21.40%를 기록해 2위로 밀렸고 제1야권인 중도우파 ‘변화를 위해 함께’ 소속 후보 2명이 16.98%와 11.29%로 나란히 3, 4위 성적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