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하루 만에 6% 넘게 급락하며 2만 6000달러 선으로 밀려났다. 거시경제가 불안정한 가운데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 엑스(Space X)가 보유한 BTC 3억 7300만 달러어치를 매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악재가 겹친 탓으로 풀이된다.
18일 오전 9시 52분 코인마켓캡 기준 BTC 가격은 전일 대비 6.39% 내린 2만 6670.27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빗썸 기준 BTC는 전일 대비 4.81% 하락한 3649만 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스페이스X가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보유했던 BTC 3억 7300만 달러어치(약 4974억 3280만 원)를 매도했다고 보도했다. 라이언 라스무센(Ryan Rasmussen) 비트와이즈 에셋 매니지먼트 연구원은 “이는 비트코인 역사상 가장 잔인한 매도”라고 평가했다. 일런 머스크와 스페이스 엑스 주도의 매도 소식이 전해지며 개인 투자자가 영향을 받았고, 근시안적 매도세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머스크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테슬라도 15억 달러어치(약 2조 14억 5000만 원) BTC를 매입한 뒤 보유량의 약 75%를 팔았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지난 16일 공개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도 BTC 하락세에 영향을 미쳤다. 7월 FOMC 회의록에 따르면 참석자 대부분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히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으면 시장 기대보다 금리 인하 시점이 더 지연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송승재 에이엠 매니지먼트 애널리스트는 “최근 FOMC 회의록에서 금리 인상 우려가 높아지며 비트코인이 나스닥과 커플링(동조화)돼 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날 새벽 발생한 BTC 급락세는 “차트 상 예상하기 힘들었던 움직임이었다”면서 “중국 헝다 그룹 파산 신청, 리플에 대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중간 항소 신청 가능성, 스페이스X의 BTC 이슈 등이 겹치면서 순간적 패닉 셀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17일(현지시간) 헝다 그룹은 미국 뉴욕 맨해튼 파산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부채가 440조원이 넘는 헝다의 파산 신청으로 금융 시장 불안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송 애널리스트는 “다만 새벽 패닉셀에 대해선 그만큼 매수세(물량 흡수)가 다시 들어왔다”면서 “급격한 회복 상승은 아니어도 단기적으로 하락세가 줄어들며 횡보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