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고금리 직격탄…유럽도 월세 급등 대란

리스본 임대료 43% 폭등 등

주요 도시 임차인 압박 커져

관광객·이주민 증가도 원인


고금리로 집 사기가 어려워지면서 유럽에서도 주택 임대료가 치솟고 있다. 주요국은 임대료 통제와 관광객 숙박용 임대(에어비앤비) 신규 허가를 중단했지만 효과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22일(현지 시간) 부동산 서비스 기업 세빌스에 따르면 포르투갈 리스본의 6월 임대료가 2021년 12월 대비 43%나 폭등했다. 같은 기간 베를린과 런던도 각각 18%, 14% 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런던·파리·베를린 등 유럽 도시들의 임대료가 사상 최고 수준”이라며 “유럽 전역의 임차인들이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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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대도시의 주택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내국인과 이주민에 더해 관광객의 장단기 임차 수요도 꾸준하다. 최근에는 주택 구매 수요가 고금리 때문에 월세로 돌아서면서 상승세가 더 가팔라졌다. 지난해 1월 연 1.35% 수준이었던 독일의 주택담보대출금리는 6월에 4.03%까지 올랐다. 다른 유럽 국가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각국 정부가 임대료를 낮추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약발이 잘 받지 않는다. 스코틀랜드는 지난해 10월 기존 임대계약에 한해 임대료를 동결했지만 6월 스코틀랜드 전역에서 제시된 임대료는 전년 동기 대비 16%나 뛰었다. 포르투갈도 비슷한 조치를 앞뒀지만 집주인들이 선제 인상에 나선 상태다. 이탈리아 피렌체 당국은 6월 역사지구 내 주택을 관광용 숙소로 변경하는 것을 금지했지만 이미 전환한 8000여 채는 그냥 두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주거 불안이 특히 청년층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일랜드만 해도 부모님과 함께 사는 25~29세 청년의 비중이 지난해 기준 68%에 달한다. 로드리고 마르티네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부동산학과 교수는 “(높은 임대료가 아니더라도)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구할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며 임대료 급등이 연애와 결혼·출산 같은 생애 주기 전체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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