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30일(현지시간)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 거래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서신 교환이 있었다고 전격 공개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전화 브리핑을 통해 지난 7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방북한 데 이어 또 다른 그룹이 평양을 방문해 무기 거래를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향후 수개월간 (북러) 고위급간 논의가 계속될 수 있다”면서 “무기 거래(협상)에 따라 러시아군은 북한으로부터 상당한 수량과 다양한 유형의 탄약을 공급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북한과 무기거래 협상에 나선 것은 서방의 제재로 자국 국방 산업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전쟁이 장기간 이어지며 탄약 재고가 소진되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그동안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 의혹을 일관되게 부인해왔으나, 우크라이나 침공을 노골적으로 지지하면서 최근 러시아와 급속히 밀착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커비 조정관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의 서한에 구체적인 무기 거래 언급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건 양국이 진행하고 있는 비밀 협상”이라면서 “이 서한이 협상의 구체적인 내용을 진전시키는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다만 미국이 이같은 첩보를 어떻게 입수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한편 유엔 주재 한미일 3국 대사들은 이날 북러 간 무기 거래 협상이 북한에 대해 모든 형태의 무기 거래를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임을 지적하고 협상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러시아는 자신이 찬성한 안보리 결의를 포함해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북한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다수의 제재 결의를 위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