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오로지 민주당 아니다, 우린 인물론이다"…여야 각축장 된 '생태수도'

김기현 국힘 대표 등 지도부 순천서 최고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성공가도 높이 평가

“잼버리와는 다르다”…화끈한 예산 약속도

광양 등 동부권 민심 요동…2~3석 향방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31일 오전 전남 순천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에서 노관규 순천시장으로 부터 현장 브리핑을 듣고 있다. 최고위는 이날 순천에서 현장 최고위를 열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31일 오전 전남 순천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에서 노관규 순천시장으로 부터 현장 브리핑을 듣고 있다. 최고위는 이날 순천에서 현장 최고위를 열었다. 연합뉴스




사실상 민주당 일당 체제인 전남에서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민주당=당선’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깔려있지만, 전남 최대 도시인 이 지역 민심은 가늠할 수 없다.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로 대한민국의 품격을 올리고 있는 순천이 다가오는 총선(2024년 4월 10일 실시)을 앞두고 여야 각축장으로 변모 되고 있다. 박람회를 통한 시민의식이 한층 더 높아지면서 순천시민들은 ‘인물론’을 고수하겠다는 여론이 지배적인 만큼, 여당에서는 제대로 된 인물을 내세우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이러한 상황은 순천 뿐만 아니다. 인근 지자체인 광양과 여수 등 전남 동부권 일대 민심이 들썩이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31일 오전 전남 순천시 순천만국제습지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극찬하며 “일 잘하는 지자체와 일 잘 못하는 지자체 사이에 차별이 있어야 주민의 삶이 윤택해지고, 지방자치제도가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31일 오전 전남 순천시 순천만국제습지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극찬하며 “일 잘하는 지자체와 일 잘 못하는 지자체 사이에 차별이 있어야 주민의 삶이 윤택해지고, 지방자치제도가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일 잘하는 지자체 확실히 챙긴다"

이러한 상황과 맞물려 국민의힘 지도부가 31일 순천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가졌다. 순천 등 동부권을 거점 삼아 호남에서 보수정당 지지세를 넓히는 전략으로 보여진다. 김기현 대표 취임 이후 당 지도부의 전남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도부는 전북·광주·경기·강원에서 현장 최고위를 연 바 있다.

김기현 대표는 순천에 화끈한 지원도 약속했다.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극찬하며 “일 잘하는 지자체와 일 잘 못하는 지자체 사이에 차별이 있어야 주민의 삶이 윤택해지고, 지방자치제도가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발언은 준비 부족과 미숙한 운영으로 파행을 빚은 전북 부안의 ‘새만금 잼버리’ 사태와 대비 시켜 국제 행사를 치르는 지자체의 책임을 부각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한 김 대표는 “노관규 순천시장을 비롯해 시청, 도청, 조직위 관계자들의 철저한 준비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김기현 대표의 발언이 허투로 들리지 않은 부분은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을 보면 가늠해 볼 수 있다. 정부의 SOC 예산 감축 기조 속에서도 순천은 경전선 전철화 사업비와 국도 27호선 확장 사업 등 굵직한 현안사업 예산은 정부 예산안에 대부분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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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순천은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이 2023순천만국가정원박람회 개막식을 직접 참석하는 등 지난해 대선과 지방선거부터 여당인 국민의힘이 공을 들여온 지역이기도 하다. 또한 순천은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가 보수정당 첫 호남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재선까지 했다. 여기에 이정현 전 대표는 지난해 6·1 지방선거에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나서서 민주당 후보인 김영록 전남도지사에게 낙선 했지만, 순천에서 31.98%라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지난 30일 오후 전남 목포역 광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대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30일 오후 전남 목포역 광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대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민심 읽지 못한 민주당 스스로 ‘화’ 좌초

이처럼 국민의힘이 순천과 광양 등 동부권을 전략지로 선택한 배경에는 민주당의 오만함에 대한 지역의 반감이 깔려 있었다는 시선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돌풍이 이어진 배경에는 ‘공천참사’ 등이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순천을 보면 이 요인이 더욱 명확해 진다. 인물론을 뒤로 한 민주당의 공천 방식은 무소속인 노관규 순천시장의 입지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줬다. 노 시장은 완벽한 ‘생태수도’ 기획으로 전국은 물론 세계 속에 순천을 각인 시키며, 지역 발전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인재풀이 아쉬운 민주당 입장에서는 ‘큰 패착’ 이었다는 지역사회 시선이다. 당시 여론은 노관규 순천시장을 원했지만, 민주당은 이러한 순천시민들의 목소리를 철저하게 외면하면서 회초리를 제대로 맞았다. 이러한 민주당의 오만함은 인근 지자체인 광양에서도 일어났다. 광양시장도 무소속 신분이다. 현재 광양도 국민의힘의 전략지로 꼽히고 있다. 이 지역구에 이정현 전 대표 출마 여부에 따라 민심은 상당히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은 비상이다. 또 다시 지난 총선처럼 꽂기식 공천과 지역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면 전남에서 2~3석의 지역구를 내줄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할 지도 모른다는 정치호사가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더 이상 전남을 만만하게 생각해서는 안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며 “이제는 전남도민들도 누가 일을 잘하는 지에 대한 판단은 단순히 정당을 놓고 저울질 하지 않는 다는 점을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지도부가 KTX 고속열차 편으로 순천역에 하차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민주당 시·도의원 20여명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정부의 무대책을 비판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순천=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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