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위기의 뇌관으로 여겨지는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올해 상반기 기록적인 손실을 발표하면서 디폴트(채무 불이행)마저 가능하다는 경고를 내놓았다.
중국의 대형 민간 부동산 개발 업체인 비구이위안은 30일 공시를 통해 올해 상반기에 489억 위안(약 67억 2000만 달러, 8조 900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비구이위안은 지난해 하반기에는 67억 위안(약 1조 2000억 원)의 순손실을, 지난해 상반기에는 6억 1200만 위안(약 1100억 원)의 순이익을 각각 기록한 바 있다.
비구이위안은 이날 공시에서 “깊이 반성한다”며 “재무 상황이 계속 악화할 경우 디폴트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비구이위안은 “회사의 유동성은 판매와 자금 조달의 이중 긴축으로 전례 없는 압박을 받고 있다”며 경기 침체에 대처하기 위한 시의적절한 조처를 취하지 않았으며 시장의 위험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회사 측은 예상되는 현금 유입, 비용 통제, 채권자와의 대화를 포함한 기타 계획 및 조치를 고려할 때 향후 12개월 동안 재정적 의무를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비구이위안이 계속기업으로서 회사의 존속 가능성에 중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본질적 불확실성”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비구이위안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 수는 다른 부동산 공룡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2019년 디폴트 위기를 맞았을 때의 약 4배에 이른다.
한편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재정 상황이 나빠진 중국 지방정부들이 올해 상반기 자금 조달과 인프라 건설 투자, 부채 상환 등을 위해 발행한 채권이 770조 원 규모에 이르자 중국 당국이 부채 관리를 강조하고 나섰다.
이날 중국 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지방정부들은 모두 4344억 위안(약 78조 9000억 원)가량의 일반 채권을 신규 발행했다. 중앙정부가 설정한 일반 채권의 발행 금액 연간 한도인 7200억 위안(약 131조 원) 중 60.3%가 6개월 만에 들어찬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