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공공기관 빚 700조 육박…4년간 42조 고강도 구조조정 돌입

■ 23~27년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

한전 등 35곳 올 부채 671조 전망

전년比 43조↑●내년 700조 돌파

에너지값 급등에 부채비율도 급증

정부 예상보다 빠른 부채 증가로

재정건전화 목표치 8.1조 상향





올해 한국전력(015760)·한국가스공사(036460) 등 35개 공공기관의 부채가 67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기관의 부채는 내년 700조 원을 돌파한다. 정부는 공공기관 구조조정 목표치를 대폭 올려 잡았다.

기획재정부가 1일 국회에 제출한 ‘2023~2027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에 따르면 정부 재무관리 대상에 오른 공공기관의 부채는 올해 기준 671조 7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629조 원)보다 43조 원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재무관리 대상은 재무 건전성이 나빠 정부의 특별 관리 대상에 오른 공공기관으로 한전·가스공사·한국석유공사 등 35개다.



이들 기관의 부채는 2027년까지 꾸준히 늘어난다. 당장 내년 부채만 해도 703조 5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당초 정부는 지난해 ‘2022~2026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을 통해 재무관리 대상에 오른 기관의 부채가 2026년께 70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공기관 빚이 정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는 셈이다. 2027년 부채는 743조 7000억 원으로 올해(671조 7000억 원)보다 72조 원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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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비율은 최근 1년 새 악화됐다. 올해 35개 기관의 부채비율 전망치는 214.3%로 지난해(203.4%) 대비 10.9% 상승했다. 부채비율이 높을수록 해당 기관의 재무 건전성이 나쁘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모든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고강도 구조조정에 착수했지만 정작 부채비율은 최근 1년간 악화된 것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지난해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홍역을 치른 에너지 공기업의 부채비율이다. 한전 등 에너지 분야 12개 기관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573.1%에서 올해 673.8%로 100%포인트 가까이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증가 폭을 놓고 보면 35개 기관 부채비율 증가 폭(10.9%포인트)의 9배가 넘는다.

단 부채비율은 내년부터 조금씩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우선 내년 부채비율 전망치를 210.4%로 제시했다. 올해(214.3%)보다 3.9%포인트 개선된 수치다. 2027년 부채비율 전망치는 188.8%로 올해 대비 25.5%포인트 감소한다. 기재부는 한전·가스공사 등 2개 기관을 제외한 나머지 기관의 부채비율을 올해부터 2027년까지 150%대로 관리할 방침이다.

다른 재무 지표도 개선세에 접어든다. 우선 35개 기관은 지난해까지 18조 2000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올해 1조 6000억 원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지난해 12조 5000억 원에 달했던 적자 규모가 올해 3조 1000억 원으로 대폭 축소된다. 이후 35개 공공기관은 내년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 8조 3000억 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낼 것으로 분석됐다. 채무 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이자보상배율도 올해 0.2배에서 2027년 1.7배로 늘어난다.

재무구조가 내년부터 본격적인 개선세를 보이는 것은 정부가 구조조정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기재부는 이번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을 발표하며 ‘2022~2026년 재무 위험 기관 재정 건전화 계획’상 목표치를 기존 34조 949억 원에서 42조 2100억 원으로 올려 잡았다. ‘재무 위험 기관’으로 분류된 14개 기관의 지난해 구조조정 실적은 약 8조 880억 원으로 올해부터 2026년까지 자산 매각, 사업 조정, 경영 효율화 등을 통해 단행해야 하는 구조조정 규모는 34조 1200억 원 규모다. 기재부 관계자는 “재무 위험 기관의 재정 건전화 계획 이행 실적을 반기별로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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