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전 LG CNS 사장이 KT(030200)의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됐다. 이에 장기간 경영 공백 상태를 끝내게 된 KT를 향해 사업 정상화와 새로운 경양 전략에 대한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KT는 조직 쇄신과 외형 확장 등 해결해야 할 과제 또한 산적해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특히 그간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 논란이 있었던 만큼 새 대표 체제에서 어떤 방향으로 회사가 개선될지에 대해서도 업계 안팎의 관심이 모아진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30일 서울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김영섭 대표이사 선임안을 가결했다. 김 대표는 2026년 3월까지 2년 7개월 간 KT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보도자료를 배포해 “김영섭 대표는 오랜 기간 ICT 업계에 몸 담으며 축적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KT를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시킬 최적의 적임자”라며 “KT의 미래성장을 견인하고 지속 성장성 강화와 기업가치 제고에 크게 기여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1959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한 뒤 LG 계열사에 약 40년을 몸담았다. 특히 LG유플러스 CFO, LG CNS 대표 등을 지내며 ICT 분야의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가 있다.
KT는 김 대표를 새로운 수장으로 맞으면서 5개월 간의 경영권 혼란을 일단락됐다. 앞서 구현모 전 대표와 윤경림 전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이 차례로 대표이사 후보로 지명됐지만 이후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대표 공백 상태에 있었다. 이에 새 대표 체제가 자리 잡아가면서 회사가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해결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는 평가가 상당하다. 김 대표는 경영 정상화를 최우선으로 두고 기업 경쟁력 강화 등에 몰두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검찰 수사 등으로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인적 쇄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 KT는 김 대표 취임 이틀 만인 지난 1일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사장), 신현옥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을 보직해제 조치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공석이 된 이들 자리에는 정식 임원인사 전까지 김영진 재무실장, 이현석 충남충북광역본부장, 이선주 D-TF장(이상 전무)이 각각 직무대행을 맡는다. 업계에서는 곧 후속 인사도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단협 협상도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김 대표가 취임식 직후 첫 행보로 노동조합을 찾은 것은 이런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 대표는 직원들과 만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임직원 처우와 기업 성장이 균형을 맞춰 가야 한다”며 “처우를 최고로 잘해야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일하며 혁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경쟁력을 강화할 방안을 찾는 것도 김 대표 앞에 놓인 숙제다. 경쟁사들이 인공지능(AI) 사업에 무게를 싣고 있는 상황에서 KT도 새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