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北 첫 전술핵 잠수함…한중관계 걸림돌 안 되게 中이 역할해야


북한이 수중에서 핵 공격을 할 수 있는 전술핵공격잠수함을 처음으로 건조했다고 8일 밝혔다. ‘김군옥영웅함’으로 명명된 북한의 전술핵잠수함은 함상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관 10개를 갖췄으며 핵 어뢰 ‘해일’도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6일 진수식에 참석해 “해군의 핵무장화는 더 미룰 수 없는 절박한 시대적 과제”라며 현재 보유한 중형 잠수함도 전술핵을 탑재하는 잠수함으로 개조하겠다고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공개된 핵공격잠수함의 정상적 운용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북한이 해상에서의 핵 공격 능력을 키운 것은 분명해 보인다.

북한이 러시아와의 무기 거래를 위한 양국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와중에 해군의 핵무장화를 강조하고 나섰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핵추진잠수함 건조 계획도 언급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쓰일 포탄을 지원하는 대신 핵추진잠수함 등과 관련된 첨단 기술을 넘겨받을 경우 핵·미사일 고도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평화뿐 아니라 국제 핵 질서를 불안에 빠뜨리는 뇌관에 불이 붙는 셈이다.



북러가 밀착하는 상황에서 북한의 핵 폭주를 제어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국은 김정은 정권의 온갖 도발을 묵인하고 비호해온 ‘뒷배’ 역할에서 벗어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의 위상에 걸맞게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리창 중국 총리에게 “북핵이 해결되지 않으면 한미일 협력 체계는 더욱 공고해질 수밖에 없다”며 “북한이 한중 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협력하자”고 제안했다.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건설적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주변국과의 외교를 정상화하고 동북아시아 지역을 안정시켜야 한다. 아울러 북한의 해상 핵 위협과 도발을 무력화하기 위해 한미 동맹과 한미일 공조 강화를 통해 확장 억제력을 키워야 한다. 특히 북한의 핵공격잠수함을 압도할 수 있도록 미국 전략핵잠수함의 한반도 전개와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보유 방안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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