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업계

맨션 관리회사의 변신은 무죄?…보험부터 냉동식품까지 다 파네[이수민의 도쿄 부동산 산책]

日 맨션 관리회사, 성장세 주춤한 시장 극복 위해

다양한 신사업 펼치며 수익성 높이기 나서

자산관리 컨설팅까지…운신 폭 좁은 韓과 달라

미쓰이부동산레지덴셜서비스의 콜센터 직원들이 고객 문의에 답변하고 있다./홈페이지 갈무리미쓰이부동산레지덴셜서비스의 콜센터 직원들이 고객 문의에 답변하고 있다./홈페이지 갈무리




‘보험 영업, 냉동 식품 판매, 토지를 비롯한 자산관리 컨설팅 제공….’




이 모든 것은 일본 부동산 업계의 한 축인 주택 관리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들 회사는 2000년대 초반, 한 해에만 22만7000호 이상 쏟아져 나오며 빠르게 팽창했던 맨션 시장이 앞으로는 제자리에 머물거나 소폭의 확장만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사업의 수익성 확대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지난 15일 기자가 방문한 도쿄도 미나토구 아사카사의 다이와 라이프넥스트 본사 로비에는 ‘스토어 600’라고 적힌 냉동고가 놓여 있었다. 전면부가 유리여서 안이 훤하게 보이는 이 냉동고 속에는 다양한 맛의 아이스크림과 그라탕 등 소비자 기호에 따라 고를 수 있는 식품이 가득했다. 쿠보 요리코 다이와 라이프넥스트 맨션사업본부 사업추진부장은 스토어 600에 대해 “저희가 관리하는 일부 맨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입주민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며 “지금 보시는 이 냉동고에는 두 가지 식품만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여러 제품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음료수 자동판매기와 함께 설치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수익 다변화 및 유휴공간 활용을 위해 맨션 로비에 설치된 다이와라이프넥스트의 ‘스토어600’의 모습/이수민기자수익 다변화 및 유휴공간 활용을 위해 맨션 로비에 설치된 다이와라이프넥스트의 ‘스토어600’의 모습/이수민기자




공용 로비에 설치한다는 이 냉동고는 입주민이 원하는 제품을 직접 꺼내 직접 결제하게 돼 있다. 보는 사람의 눈이 많은 맨션 로비라는 점을 감안해 판매 직원을 따로 둘 필요 없다는 판단 아래, ‘셀프 결제’로 운영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진열 기간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냉동식품만 골라 판매하는 것도 관리회사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장점으로 풀이된다. 다이와 라이프넥스트는 다이와하우스그룹 산하 관리회사로, 맨션과 빌딩 관리를 주 사업으로 하고 있다.



지난 1일 방문한 미쓰이부동산그룹 산하 미쓰이부동산레지덴셜서비스도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보험 대리점 업무’를 사업 영역으로 품었다.

일본 전역에 2000만 호에 달하는 맨션을 관리하고 있는 이 회사는 매일 고객과 마주하는 접점이라는 사업 특성을 십분 살려 보험 영업에 뛰어들었다. 주택에 대한 화재보험을 중심으로 한 이들의 보험 영업은 상품에 대한 설명과 제안은 물론 견적 산출까지 포함한다. 보험계약의 체결과 중개, 보험료 수령 및 보험금 청구지원 등도 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포함된다. 현재 미쓰이부동산레지덴셜서비스에서 대리점 업무를 위탁 대행하는 보험사는 도쿄해상니치도화재, 손보재팬, 아이오이닛세이도와손보, 미쓰이스미토모해상 등으로 손보업계 1~4위를 모두 아우르고 있다. 미쓰이부동산레지덴셜서비스 관계자는 “분양 맨션의 경우 구분소유자들의 모임인 조합 등을 대상으로 화재 보험에 대한 영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일부 조합의 요청에 따라 맨션에 맞는 특약을 넣기도 한다”고 말했다.

도쿄구 고토쿠 토요스의 미쓰이부동산레지덴셜서비스 본사 전경도쿄구 고토쿠 토요스의 미쓰이부동산레지덴셜서비스 본사 전경


관리회사의 운신 폭이 매우 좁은 한국에서는 시도조차 못할 ‘보험 영업’이지만, 일본 주택 관리업계에서는 이미 유망한 신사업으로 자리매김한 듯 했다. 서로 다른 회사지만, 다이와라이프넥스트 직원들이 근무하는 사무실에 설치된 모니터에도 ‘보험 소개 캠페인 실시’라는 독려 문구가 계속해서 떠 있던 것이 그 단적인 예다.

일본 관리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입주자의 자산관리 컨설팅까지도 뻗어 있다. 업계 1위 다이토켄타쿠는 지난 2021년부터 입주자를 대상으로 배부하는 ‘에셋 통신’이라는 인쇄물을 통해 입주자를 위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적극 알리고 있다. 다양한 자산관리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인쇄물은 주로 자녀에게 자산을 물려주고 싶은 고령 자산가를 타깃으로, 자산승계시 준비해야 할 부분, 유언이나 생전 증여의 장단점 비교, 가족신탁의 개념과 주의해야 할 점 등을 빼곡히 담았다. 다이토켄타쿠 측은 무료로 상속이나 자산승계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온라인 상담회를 소개하거나 340여명에 달하는 고문 세무사의 연결 등을 강조하고 있다.

도쿄=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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