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거미집, 인간의 욕망 비추는 우화…영화만이 가진 힘 느낄것"

영화 '거미집' 배우 송강호 인터뷰

1970년대 삼엄한 검열 속

영화 찍는 감독역할 맡아

"새로운 도전 필요한 시점

'영화 위기설' 돌파구 기대"

배우 송강호. 사진 제공=바른손이앤에이배우 송강호. 사진 제공=바른손이앤에이




배우 송강호. 사진 제공=바른손이앤에이배우 송강호. 사진 제공=바른손이앤에이


“‘이게 영화지’라는 극찬 속에 모든 것들이 들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소재와 형식, 배우들의 에너지와 앙상블들……. 모든 것들이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는 영화만의 힘 아닐까요.”



김지운 감독의 영화 ‘거미집’은 영화가 이 시대를 비출 수 있는 프리즘이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프리즘에는 다채로운 욕망이 모여 날카롭게 굴절되고 흩어진다.

1970년대, 당시 문화공보부(현 문화체육관광부)의 삼엄한 검열 속에 영화 ‘거미집’을 만들던 감독 김열(송강호 분)은 결말을 바꾸면 길이 남을 명작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김열은 배우들을 불러 촬영을 재개한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지며 촬영은 난항을 겪는다. 배우들은 위태로운 애정 관계를 숨기고 있고, 제작사는 제작비와 당국의 검열을 두려워 한다. 당국은 미풍양속을 저해할 영화가 될 것이라 경고한다. 자신만의 영감을 담은 영화를 만들 것이라는 김열의 의지만이 영화 촬영을 근근이 이어갈 따름이다.

영화 '거미집' 중 한 장면. 사진 제공=바른손이앤에이영화 '거미집' 중 한 장면. 사진 제공=바른손이앤에이



18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난 배우 송강호는 영화가 “인간의 욕망을 보여주는 우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열의 작은 욕망에서 영화가 시작된다. 이 때문에 배우, 제작자 등 개인들의 욕망에 끊임없이 마찰이 일어난다”면서 “결말에 이르러서 욕망은 기괴하게 끝나는데 그것을 바라보는 김열은 만족도, 불만족도 아닌 오묘한 표정을 짓는다. 인간의 욕망은 마침표가 없다. 영화는 거대한 욕망의 카르텔에서 끝나지 않는 욕망의 연장선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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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거미집' 중 한 장면. 사진 제공=바른손이앤에이영화 '거미집' 중 한 장면. 사진 제공=바른손이앤에이


그는 ‘거미집’을 선택한 이유도 도전을 향한 욕망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그는 “저의 욕망은 어떤 상이 아니고 나아가는 배우의 모습”이라면서 “결과를 떠나 새롭게 시도되는 작품으로 관객과 소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1996년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을 통해 스크린에 데뷔한 송강호는 김열을 통해 처음으로 영화 감독 역에 도전한다. 이에 대해 그는 “감독 역할을 하고 싶었다”면서 “30년 가까이 카메라 앞에서만 있다가 뒤를 구경하면서 즐거움이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고 말했다. 영화 감독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경험한 후에는 쉬운 위치가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었다고도 했다.

영화 '거미집' 중 한 장면. 흑백으로 처리된 이 장면은 영화 ‘거미집’ 속 영화 ‘거미집’의 장면이다. 사진 제공=바른손이앤에이영화 '거미집' 중 한 장면. 흑백으로 처리된 이 장면은 영화 ‘거미집’ 속 영화 ‘거미집’의 장면이다. 사진 제공=바른손이앤에이


‘거미집’은 결국 영화를 말하며 영화를 향한 경의를 담아내는 영화다. 송강호 또한 ‘위기설’이 도는 영화계 한 가운데에서 무게를 든든히 버텨내고 있는 배우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그는 “‘거미집’ 같은 영화가 (위기설의) 돌파구가 될 것 같다”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이기려면 영화만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 영화관이 아니면 볼 수 없는 무언가가 도전돼야 한다. ‘이게 영화지, 티켓값이 아깝지 않다’라는 말을 통해 제2, 3의 르네상스를 맞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영화는 올해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27일 개봉. 132분.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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