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되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은 결과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 달러 부채가 많은 신흥국의 상환 압박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일본 중앙은행이 당분간 통화완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원엔 재정환율은 연중 최저점인 894.1원(100엔당)을 기록했다.
19일(현지 시간) 경제 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한때 105.17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14일 105.4로 3월 이후 약 반 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후 6일째 105를 상회하고 있다. 110 안팎에 머물렀던 지난해 9월에 비해서는 낮지만 주간 기준으로 보면 9주 연속 올라 2014년 이후 최장 기간 상승했다.
연준이 올해 안에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강해지면서 달러 가치를 끌어올렸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3.7% 상승해 시장 전망치(3.6%)를 웃도는 등 인플레이션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유가가 최근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물가에 상승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연준이 20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11월 혹은 12월 회의에서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되는 추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선물 시장은 12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5.5~5.75%로 인상할 확률을 지난달에는 29%로 봤지만 이날은 35.4%로 보고 있다.
달러 강세가 비교적 완만하게 이어지고 있음에도 신흥국에는 적잖은 타격을 입힐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추산에 따르면 달러 가치가 10% 오르면 신흥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년 후에 1.9% 떨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달러 채무가 있는 국가는 달러 강세가 곧 이자 비용 증가를 의미한다”며 “동시에 달러 강세는 외화 자금 유출을 야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제금융협회(IIF)는 5월 보고서에서 신흥시장의 부채를 사상 최대인 100조 7000억 달러로 집계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대형 은행인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이 25일부터 달러화 정기예금 금리를 연 0.01%에서 5.3%로 상향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을 반영한 결과로 이 은행의 달러화 정기예금 금리 인상은 5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