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타 차 열세로 시작해 3차 연장 끝에 우승 트로피를 움켜쥐었다. 이다연(26·메디힐)이 지난해 US 여자오픈 챔피언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강자 이민지를 물리치고 우승 상금 2억 7000만 원의 주인공이 됐다.
이다연은 24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G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여 합계 8언더파 280타를 적은 뒤 이민지와 연장 끝에 우승했다. 18번 홀(파4)에서 치러진 1차 연장에서 패티 타와타나낏(태국)이 보기를 적어 탈락한 가운데 파로 비긴 이민지와 이다연이 같은 홀에서 두 차례 더 승부를 겨뤘고, 이다연이 버디로 이겼다. 선두 김수지에 3타 뒤진 공동 4위로 출발해 역전승한 이다연은 4월 KLPGA 챔피언십에 이은 시즌 2승이자 통산 8승째를 거뒀다.
이민지가 거의 다 가져간 우승 같았다. 2차 연장에서 이다연은 보기를 기록했고 이민지는 1m도 안 되는 짧은 파 퍼트를 남겼다. 하지만 이민지의 퍼트는 오른쪽으로 빗나가면서 이다연에게 생각지 않던 기회가 한 번 더 주어졌다.
3차 연장에서 이민지가 142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으로 버디 기회를 만들었고 이다연은 134야드에서 친 샷이 핀에 붙지 않았다. 하지만 이다연은 먼 거리 버디 퍼트를 넣으면서 이민지를 압박했다. 5m 넘는 퍼트가 홀을 찾아서 숨어버리자 이다연은 꽉 쥔 주먹을 흔들며 우승을 예감했다. 앞선 홀에서 쇼트 퍼트를 실수한 이민지는 이번에는 2m 퍼트를 놓쳐 우승을 내줬다. 준우승 상금은 1억 6500만 원이다. LPGA 투어 통산 9승의 세계 랭킹 7위 이민지는 2년 전 이 대회에서 송가은에게 연장 우승을 내준 데 이어 이번에도 연장에서 쓴잔을 들고 말았다.
이다연은 “4년 전 이 대회에서 3타 차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했다. 그래서 더 간절하게 임했다”고 말했다. 2019년 대회에서 이다연은 16번 홀까지 3타나 앞섰으나 장하나에게 우승을 내줬다.
이다연은 시즌 상금 랭킹 3위(약 6억 8500만 원)로 올라섰고 상금 1위 이예원은 5언더파 7위에 올라 올 시즌 처음으로 상금 10억 원을 돌파했다. 이소미가 7언더파 4위, 디펜딩 챔피언 김수지는 6언더파 공동 5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