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과의 친분을 내세워 백현동 개발사업의 '대관 로비스트'로 활동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보석 신청서를 냈다.
25일 김 전 대표는 자신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옥곤 부장판사)에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내달 4일 오전 보석 심문 기일을 열고 김 전 대표 측과 검찰 측의 의견을 들은 뒤 보석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1심 최대 구속 기간은 6개월로, 김 전 대표의 구속 기한은 올해 11월 초까지다.
김 전 대표는 2015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백현동 개발사업 인허가 관련 알선 대가로 부동산 개발업체 아시아디벨로퍼 정바울 회장에게 77억 원을 수수하고, 5억 원 상당의 함바식당 사업권을 받은 혐의로 올해 5월 2일 구속 기소됐다. 김 전 대표가 2014년 4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통해 로비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이런 과정을 통해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사업에서 배제하고 정 회장이 운영하는 성남알앤디PFV가 단독으로 사업을 진행하도록 했으며, 사업 진행 과정에서 아파트 건설 목적의 용도지역 상향, 기부채납 대상 변경, 임대아파트 비율 축소, 불법적인 옹벽설치 승인 등의 특혜가 제공돼 공사가 최소 200억 원의 손해를 봤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결론은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이 예정된 이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서에도 드러나 있다. 검찰은 청구서에서 김 전 대표에 대해 이 대표 등과의 오랜 친분을 강조하며 백현동 특혜 제공의 '키맨'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이날 김 전 대표의 공판기일에서는 이 대표가 2010·2014년 성남시장 선거 때 사용한 경기 성남시 선거사무실 임차에 김 전 대표가 모두 관여했다는 건물 관리인의 증언이 나왔다. 2010년 선거 때 해당 건물 3층 사무실을 임차하기 위해 김 전 대표가 찾아왔고, 2014년에도 김 전 대표가 이 대표를 위해 사무실을 선점하고자 미리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는 취지다. 이 대표가 김 전 대표와의 유착 관계 자체를 부인하며 2010년 성남시장 당선 후 그를 멀리했다고 주장해온 것과는 배치되는 증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