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주택 공급부족 갈수록 더 심해진다…'내 집 마련' 해야할까?[도와줘요 자산관리]

■윤수민 NH All100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매매, 전세 할 것 없이 집값이 무서운 속도로 상승하던 2019년, 당시 가격 상승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전문가들은 ‘주택 공급 부족’을 손꼽았다. 2019년 이후 각각 한 차례의 주택 가격 하락과 회복이 지나간 지금, 또 다시 주택 공급 부족에 대한 이슈가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늘은 주택 공급 부족 현상의 원인이 무엇이고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그리고 주택 구입을 준비 중인 실수요자들은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보고자 한다.


Q. 지방에선 아직도 미분양 주택이 넘쳐난단 우려가 나오는데, 주택 공급이 실제로 부족한가?


A. 일반적으로 주택 공급은 ‘아파트 입주 물량’ 수치를 이용해 많고 적음을 판단한다. 1990년부터 올해까지 자료를 바탕으로 연간 아파트 입주물량의 평균치를 살펴보면 매년 약 33만 호의 새 아파트가 공급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33만 호라는 평균값을 기준으로 할 때 지난해 입주물량은 33만 2000호로 장기 평균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올해 입주물량은 37만 호가 예정돼 평년보다 많은 수준이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이 수치가 빠르게 감소할 예정이다. 2024년에는 31만 호, 2025년에는 23만 호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거 아파트 입주물량이 가장 적었던 시기는 2011~2013년 연평균 약 20만 호 가량으로, 2025년 23만 호는 역대 최저 수준에 상당히 근접한 수준이다.

Q. 갑자기 이렇게 주택공급이 어려워지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A. 주택 공급 부족의 가장 큰 요인은 물가 상승으로 판단된다. 아파트를 건설하는데 가장 중요한 재료가 철근과 콘크리트인데, 이들 원자재 가격이 2020년 연말부터 급격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물가상승률 자료로 살펴보면, 철근 가격은 최근 3년간 45% 상승했고 시멘트 가격도 52% 상승했다.

여기에 인건비 인상까지 더해지다 보니 아파트를 짓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증가했고, 결과적으로 건설업자의 사업 수익성이 나빠졌다. 이로 인해 건설사들은 꼭 필요한 사업장이 아니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데 주저하게 된 것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Q. 그렇다면 지금보다 앞으로 주택공급 부족 현상이 더 심각해질 가능성도 있을까?


A. 앞서 설명한 원자재 중 철근 가격은 올해 들어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시멘트 가격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그만큼 건설업체들은 신규 주택 건설 공사에 대한 수주를 줄이고 있고 이를 증명하듯 ‘주택 인허가’ 물량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2026년에도 주택 공급 증가보다는 감소의 가능성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인허가가 감소하는 것도 문제지만, 인허가를 받더라고 실제 착공에 나서는 단지 비중이 10%에 불과한 것은 주택 공급 부족 문제를 더 심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관련기사



Q. 그런데 인천 같은 지역은 신도시 개발과 함께 새 아파트가 넘쳐나고 있다. 아무래도 지역별로 공급 부족의 정도 차이가 큰 것이 아닐까?


A. 일반적으로 지역별 아파트 입주 물량을 살펴볼 때엔, 절대적인 공급 물량보다 지역 인구 수 대비 공급 물량이 얼마나 많은지 상대적인 수치로 확인하는 것이 더 직관적이다. 따라서 지역별(광역자치단체) 인구 수 대비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 비중 산출해보면, 전국 평균은 1.8%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대구와 인천이 각각 3.1%와 3.5%로 다른 지역들에 비해 공급 과잉 상황에 놓인 것으로 분석할 수 있는 반면, 서울과 제주는 각각 0.9%와 0.5%로 전국 평균을 크게 밑돌고 있다. 즉, 서울과 제주의 주택 공급부족이 심각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한편, 전라권(광주·전북·전남)은 이 비율이 약 1.5% 수준으로 주택 공급이 부족한 대표적인 지방 지역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수도권은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지방은 인구 감소의 위험에 놓인 만큼 수도권의 공급 부족 현상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

Q. 이렇게 공급 부족이 계속되면 전세 가격이나 매매 가격에는 어떤 영향을 가져오게 될까? 내 집 마련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사람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A. 2019년 공급 부족 논란 당시 가장 문제가 됐던 부분이 전세가격 급등이다. 주택 매매는 여유를 갖고 조금 미룰 수 있지만, 내가 거주하는 집을 구하는 일은 미룰 수 없다. 그만큼 주택 공급 부족은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을 점점 부족하게 만들어 임대차 시장에 급격한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한편, 아파트 전세 매물이 부족해 아파트 전세값이 크게 상승하게 되면 세입자는 차라리 아파트를 구입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이렇게 유입된 매수 수요는 아파트 매매가격도 상승시키게 된다. 즉, 공급 부족은 다양한 방향으로 전셋값과 매매값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실수요자는 공급 문제가 더 심각해지기 전에 주택을 구하는 것이 좋다고 볼 수 있다.



/윤수민 NH All100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NH All100자문센터’는 세무사, 부동산전문가, 금융(재무설계)전문가 등 자산관리 전문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종합금융상담·세무상담·부동산 상담·은퇴설계 등 전국의 다양한 고객을 대상으로 1:1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조윤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