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만 해도 ‘태조이방원’으로 묶이며 증시 주도주 역할을 했던 방산주 기세가 최근 한풀 꺽였다. 추가 수출 기대에 올 상반기 한 차례 주가가 급등했지만 추가 상승은 나오지 않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폴란드 1차 수출 실적이 실적에 반영되고 2차 수출 성과가 나타나면 주가도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방산주는 8월 27일부터 지난달 26일까지 최근 1개월 사이 5~10%가량 조정을 겪었다. 이 기간 주요 방산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7.87%, 현대로템(064350) 8.68%, 한국항공우주(047810) 0.92% 하락했다. 상승한 방산주는 5.41% 오른 LIG넥스원(079550) 하나뿐이다.
최근 방산주 주가를 끌어내린 건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3분기 들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 현대로템 주식을 도합 5000억 원어치 넘게 순매도했다.
투자 전문가들은 방산주가 주가 부진을 겪은 가장 큰 이유로 시장 기대치를 밑돈 2분기 실적을 꼽았다. 한국항공우주의 경우 2분기 시장 전망치를 75% 밑돈 8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829억 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28.79% 하회했다. 부진한 실적을 낸 건 현대로템도 마찬가지였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폴란드 2차 수출 계약 지연도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고 분석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방산주의 약세는 크게 2분기 실적 쇼크와 폴란드 2차 계약이 예상보다 늦어진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방산주가 다시 주가 반등을 모색할 시점으로 폴란드 1차 수출 물량이 매출에 반영되는 실적 발표 시즌을 지목했다. 지난달 초 열린 폴란드 방산박람회(MSPO)에서 주요 기업의 2차 수주 실행 계약과 관련한 합의가 이뤄진 점도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박람회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국영방산기업(PGZ)과 유도탄 생산 협력 등을 체결했고 한국항공우주는 FA-50, KF-21 협력 합의서에 서명했다”며 “폴란드의 기술 이전, 유지·보수·정비(MRO) 준비가 향후 국내 방산기업의 리커링(구독형) 수익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상헌 연구원은 “상반기 수주 물량이 하반기 실적에 반영되는 덕분에 방산 기업들의 3~4분기 실적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