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용 액상 비료를 수천만년 세월이 낳은 부식토에서 추출한 천연 원료로 속여 4000명에 가까운 투자자들에게 4000억 원을 끌어모은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일 유사수신행위법 위반과 사기 등 혐의로 '○○플빅산' 회장 고모(75)씨 등 5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18명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풀빅산' 원료를 이용한 건강기능식품 제조·판매와 옥 광산·리조트 운영 등 부대사업으로 원금의 300% 수익을 보장한다며 피해자 3600여명으로부터 투자금 약 4092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일당은 실제로는 사업을 제대로 추진한 적도 없고 나중에 받은 투자금으로 앞선 투자자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전형적인 '폰지사기'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수천만년 전 퇴적물의 부식·분해·합성으로 형성된 천연 유기물질", "선진국에서는 생명수로 유통 중"이라며 홍보한 풀빅산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식음용으로 허가받지 못한 농업용 액상 비료였다.
작년 12월 처음 피해자 고소를 접수한 경찰은 곧 총책급 2명을 출국금지하고 업체 사무실과 공장 등을 압수수색해 증거를 확보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일당이 투자금 유치 실적을 기준으로 10개 직급 체계를 두고 전국에 센터를 운영하며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 유치를 독려한 사실을 확인해 6명에게는 범죄집단조직 혐의도 적용했다.
또 주범들이 소유한 토지·공장과 고급 외제 차 등의 자산을 판결에 앞서 빼돌릴 수 없도록 법원에 기소 전 추징보전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생소한 분야 사업 투자를 권유하거나 다단계 조직을 갖추고 투자금 유치에 따른 추가 수당 지급 등을 약속하는 경우 사기나 유사수신 범죄일 가능성이 높다"며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