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상자산 투자심리가 회복됐지만 국내 거래소 간 양극화는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인거래소 대부분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몰려 고사 위기에 처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국내 가상자산사업자 35곳이 6월 말 기준으로 작성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가상자산사업자 중 거래소는 26곳(원화마켓 5곳, 코인마켓 21곳), 지갑보관업자는 9곳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시장의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6월 말 기준 28조 4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19조 4000억 원) 대비 9조 원(46%) 증가했다. 투자심리 반등에 비트코인 가격이 올 상반기 말 3만 441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81% 상승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원화마켓과 코인마켓 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 원화마켓의 시가총액은 6월 기준 27조 9000억 원으로 전체 가상자산 시장의 98.2%를 차지했다. 반면 코인마켓의 시가총액은 5000억 원으로 1.8%에 불과했다. 지난해 말 기준 원화마켓(18조 8000억 원)과 코인마켓(6000억 원) 비중이 각각 97%, 3%였는데 격차가 커진 셈이다.
수익 면에서 양극화는 더 심해졌다. 원화마켓은 2598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코인마켓은 325억 원 손실을 봤다. 특히 코인마켓사업자 21곳 중 18곳은 자본 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났다. 10곳은 거래소 수수료 매출이 아예 없었다. 코인마켓이 사실상 고사 위기에 몰린 셈이다.
원화마켓 내에서도 특정 거래소로의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국내 최대 거래소인 업비트는 3206억 원, 2위 빗썸은 125억 원의 이익을 거뒀다. 나머지 거래소는 영업손실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 가상자산 이용자 수는 6월 기준 606만 1632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3% 줄었다. 가상자산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연령대는 30대(181만 명)로 전체의 30%를 차지했다. 이용자의 73%(443만 명)는 가상자산 시장가치로 100만 원 미만을 보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