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순전한 악행(act of sheer evil)’ ‘혐오스럽다(abhorrent)’ 고 언급하면서 이스라엘이 이에 대응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 역시 추가 군사 자산을 투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와 인접한 남부 지역에 군대를 집결시켰고, 미 국방부는 헤즈볼라 등 다른 무장정파들이 전쟁에 개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지역에 항공모함을 추가 배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진입이 초읽기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10일 백악관 연설에서 “전 세계의 어느 국가와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은 이같은 악의적인 공격에 대응할 권리가 있으며, 실제로 대응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세번째로 통화한 것을 언급하면서 “미국이 이스라엘이 겪고 있는 상황을 경험한다면 우리의 대응은 신속하고 단호하고 압도적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미 해군의 제럴드포드 항공모함 전단을 이스라엘 인근 동지중해로 이동 배치하고, 중동지역 전투기 전투 배치를 강화한 사실을 소개하면서 그에 더한 후속 지원이 있을 것임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국민을 보호하고 나라를 지키고,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갖게 될 것임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어느 나라, 어느 조직, 그 누구든 이 상황을 이용하려는 자에게 한마디만 하겠다"며 "하지 말라(don't)"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하마스의 잔혹성을 매우 직설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여인들이 강간당하고 폭행당하고 트로피처럼 전시됐다”면서 '하마스의 잔인함, 피에 굶주린 행위는 이슬람국가(IS)의 광폭함을 연상시킨다"고 밝혔다.
다소 감정적으로까지 읽히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연설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진입과 연관된 것으로 해석된다. 유엔(UN) 등 국제 사회에서 하마스를 비판하면서도 가자지구 봉쇄와 그에 따른 민간인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하마스의 잔혹성을 부각하며 이스라엘의 대응이 정당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미국은 이날 늦게 지중해 동부에 도착한 최신예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 호와 전단 이외에도 두번째 항공모함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호와 전단들을 2주안에 도착시킬 예정이라고 미국방부 관리가 밝혔다. 제럴드 포드호는 정밀유도 미사일 공격과 핵무기 공격까지 가능한 구축함 4척과 함께 지중해 지역 에서 작전에 돌입했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호가 포드호와 교대하게 될지 지중해에 두척의 항공모함 전단들이 동시 배치될지는 전황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미 국방부 관리들은 전했다.
다만 하마스가 납치해 가자지구 데려간 인질들의 생사 문제가 이스라엘과 미국의 군사 작전에 있어 딜레마가 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인질 중에는 미국과 프랑스 등 외국 국적자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될 경우 인질들을 차례 차례 살해하겠다고 경고한 가운데, 이미 최소 4명이 인질이 살해당한 것으로 보인다 CNN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