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주년을 맞은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맞춰 열리는 ‘제3회 일대일로 정상 포럼’이 17~18일 베이징에서 열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사상 최대 규모의 행사를 통해 대외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할 전망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전쟁까지 발발한 상황에 시 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만나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 일대일로 정상포럼 일정을 발표하며 “시진핑 국가주석이 정상 포럼 개막식에 나와 기조연설을 하고, 중국을 방문한 손님들을 위해 환영 연회와 양자 외교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 대변인은 포럼 주제가 “일대일로의 고품질 공동 건설, 공동의 발전과 번영 실현”이라고 설명했다.
일대일로는 시 주석이 2013년부터 추진한 프로젝트로, 중국에서 중앙아시아, 유럽을 잇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이다. 중국은 이를 통해 참여국가에 도로·철도를 깔고, 항만·공항 등 인프라를 건설하며 중국의 영향력을 확장해왔다. 일대일로 참여국가가 늘어날수록 아시아와 아프라카 등 개발도상국의 발전이 가능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참여국 상당수를 ‘채무의 덫’에 빠뜨렸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을 바탕으로 중국 포위망을 구축하고 견제를 강화해 일대일로 사업의 동력이 약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주요 7개국(G7)에서 일대일로에 유일하게 참여하던 이탈리아도 사업에서 탈퇴하는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올해 세번째 열리는 일대일로 정상포럼은 이전보다 규모가 크게 확대될 예정이다. 2017년 열린 제1회 포럼엔 28개국, 2019년 제2회 포럼엔 37개국에서 정상급 대표단이 참석했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일대일로 포럼에 중국은 규모를 키우려고 노력했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세계 130개국 대표단이 참석할 예정이다.
시 주석은 지난 3월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리는 중러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면서 미국 압박을 견제하는데 한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까지 발발한 상황에서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온 양국 정상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시 주석은 또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포럼에 참석하는 개발도상국 정상들과도 양자관계 강화 방안을 논의하면서 일대일로 동력을 되살리기 위한 중국 지원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