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본인 인증 플랫폼인 ‘패스(PASS)’의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서비스를 앞으로 금융·공공기관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운전면허증의 사진을 찍어 패스 플랫폼에 등록해도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가려져 기존 신분증을 대체하는데 제약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완전한 주민등록번호의 표출이 가능해지게 되면서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도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최근 정부가 신분증 확인부터 발급까지 여러 영역에서 민간에 문을 열어주고 있는 가운데 통신 3사의 패스 플랫폼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사용자 편의성도 향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통신 3사는 지난달 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제30차 신기술·서비스(ICT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에서 패스 플랫폼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서비스’의 사업계획 변경안이 심의·의결됐다고 12알 밝혔다. 패스 플랫폼은 모바일신분증을 비롯해 인증서·전자문서 등의 기능을 통신 3사가 제공하는 앱으로 3600만 명이 사용 중이다.
패스의 모바일신분증 기능 중 하나인 모바일운전면허 확인서비스는 민간 최초의 공인 신분증이다. 2020년 6월 출시된 이 서비스는 전국 편의점, 영화관 등을 비롯해 국내선 공항 탑승, 선거 등까지 활용 영역을 넓혀왔다. 현재 530만 명이 사용하고 있지만 은행과 같은 기관에서는 사용이 일부 제한됐다. 개인정보의 노출을 최소화하는 방식이 적용됐던 탓에 주민등록번호 중 생년월일 및 성별 등 일부만 확인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심의위에서는 패스의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서비스에서도 전체 주민등록번호를 확인할 수 있도록 바꿨다.
이에 따라 높은 수준의 보안이 요구되는 금융, 공공, 의료 등 분야에서도 패스 플랫폼이 빈번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통신사 관계자는 “패스의 모바일운전면허 확인서비스는 운전 자격 증명과 개인 신분 확인 측면에서 실제 운전면허증과 같은 법적 효력을 인정받아 왔다”면서 “이번 심의위 조치에 따라 높은 수준의 보안이 요구되는 금융 등 분야에서도 패스의 모바일운전면허 확인서비스가 신분증 대신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빠른 시일 내에 앱 내 모바일운전면허 확인서비스에서 주민등록번호 전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통신 3사는 패스 모바일신분증에서 신분증의 얼굴 사진을 기반으로 하는 안면인증 기능도 연내 도입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무인 편의점과 키오스크 등 비대면 상황에서 편리하고 안전하게 신분 확인이 가능해진다.
패스 플랫폼의 활용도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정부가 신분 확인 기능과 관련해 민간 사업자들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행정안전부는 ‘정부24’ 앱을 이용해야 했던 주민등록증 모바일 확인서비스를 패스 플랫폼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정부가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하는 모바일 주민등록증의 발급과 관련해서도 민간 사업자들과 협업을 강화해 나가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와 관련해 통신 3사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패스 모바일신분증의 제휴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