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사양이 낮은 인공지능(AI) 첨단 반도체에 대해서도 대중국 수출을 금지하기로 했다. 중국 기업들이 수출 규제를 우회하는 방안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저사양 AI 첨단 반도체에 대한 중국으로의 수출을 추가로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전 수출규제를 강화한 셈이다. 또 중국 기업들의 수출 제재 우회를 막기 위해 마카오에 본사가 있거나 미국의 무기금수 조치 대상인 회사로 반도체 장비 등을 수출하는 것도 통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미 상무부는 미국 기술을 사용한 첨단 반도체 장비나 AI 반도체 등의 중국 수출을 포괄적으로 제한하는 규제를 발표했다. 세부적으로 △18㎚(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핀펫(FinFET) 기술 등을 사용한 로직칩(16㎚ 내지 14㎚ 이하)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기술을 중국 기업에 판매할 경우 허가를 받도록 했다.
하지만 기업들이 저사양 반도체를 중국 수출용으로 개발해 생산하자 이를 전면 차단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례로 지난해 엔비디아는 AI용 첨단 반도체인 A100과 H100의 중국 수출길이 막히자 성능이 다소 떨어지지만 수출규제에는 걸리지 않는 H800 반도체를 중국 수출용으로 개발해 생산해왔다. 전날 로이터통신은 “어떤 반도체가 추가로 수출규제 대상이 될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그동안 미 정부는 H800의 수출 금지를 원해왔다”고 분위기를 전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엔비디아는 앞서 지난 6월 “H800등의 수출이 제한된다면 우리 재무 상황에 즉각적으로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제한 대상에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