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대표하는 이미지 가운데 하나가 맥주라면, 맥주의 중심 도시는 바이에른의 주도인 뮌헨이다. 유독 뮌헨이 맥주의 도시로 각인된 것은 옥토버페스트 덕분이다. 10월의 축제를 뜻하는 옥토버페스트 기간에는 600만 명의 관광객이 운집한다.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 17개의 거대한 텐트가 설치되고 12만 석의 자리가 준비된다. 소비되는 양도 800만ℓ에 달한다. 축제의 현장은 테레지엔비제(Theresienwiese)다. 지명이 말해주는 것처럼 이곳은 본래 초록 벌판이었다. 처음에는 음주가 축제의 핵심이 아니었다. 상업성을 강하게 띤 지금의 맥주 축제 모습이 정착된 것은 불과 몇십 년 전이다. 최초의 옥토버페스트는 1810년 10월 12일에 열렸다. 바이에른의 세자 루트비히 1세와 작센의 공주 테레제의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열린 경마 경기가 시작이었다. 지명도 공주의 이름을 따서 테레지엔비제가 됐다. 초기의 옥토버페스트는 고대 그리스 문화의 덕후를 자처한 루트비히 1세의 취향에 따라 고대 올림픽을 모방한 스포츠 축제 형태를 띠었다. 왕실 중심의 스포츠 행사는 평민 세력의 부상과 더불어 민속 축제로 변모해갔다. 1850년에는 바이에른을 상징하는 여신상이 세워졌다. 맥주 판매는 1880년부터 허용됐다. 축제는 시대 상황에 따라 부침을 겪어 1차대전과 2차대전 기간에는 아예 열리지 못했다. 축제가 다시 궤도에 올라선 것은 1950년이었다. 패전의 암울한 기억에서 벗어나 모처럼 열린 행사는 뮌헨 시장이 참석해 거대한 맥주통 꼭지를 따면서 한껏 고조됐다. 이 유쾌한 퍼포먼스는 이후 개막을 알리는 상징적 의례가 됐다. 해를 거듭하며 성장한 축제는 어느덧 독일인이 살고 있는 세계 모든 곳에서 재연되고 있다. 맥주와 소시지, 전통 음악과 춤이 한데 어우러지는 낭만의 축제 옥토버페스트는 올해의 경우 9월 16일부터 10월 3일까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