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군 장교·부사관의 임관 비율이 5년 사이 61%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여군들에게 금단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전투병과까지 문호가 개방되면서 우리 군 내부에서 여성들의 역할과 위상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18일 임병헌 국민의힘 의원이 각 군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육해공군·해병대 장교 임관자는 2018년 8150명에서 2022년 7290명으로 감소했다. 부사관 임관자 수 또한 8980명에서 7850명으로 줄었다.
반면 2022년 여군 임관자 수는 장교가 944명으로 2018년 대비 61.9% 증가했으며 여군 부사관 임관자 수도 같은 기간 61.0% 늘어난 1456명이었다. 전체 여군 임관자로 보면 1487명에서 2400명으로 5년 사이 1.6배 증가한 수치다. 인구 감소로 줄어드는 남군 병력의 규모를 자원입대하는 여군들이 조금씩 메우는 셈이다.
국군 간부 구성에서 여군 비율 증가는 단순히 숫자에만 그치지 않았다. 전통적으로 여군의 진입이 불가능했던 일부 병과에서 여군 지휘자가 배출되는 등 여군들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과거에는 여군을 받지 않았던 육군 기갑 병과가 여군에게 문을 연 2014년 이후 2022년 기준 기갑 병과에서 총 24명의 여군이 소대장으로 임무를 수행했다. 2018년 2명이었던 것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2021년에는 기갑 병과 최초로 여군 중대장이 배출되기도 했다. 육군 기갑 병과에서 근무하는 여군 부사관도 2018년 10명에서 출발해 2022년에는 22배인 220명에 육박했다.
타 군도 상황은 비슷했다. 장교와 부사관을 포함한 해군 여군 임관자는 2018년 265명에서 2022년 352명으로 많아졌고 공군은 같은 기간 232명에서 298명으로 증가했다. 해병대도 50명에서 110명으로 늘었다. 2021년에는 해병대 최초로 여성 헬기 조종사가 나오기도 했다.
갈수록 여군의 활약상이 돋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만연한 군 내부의 성차별 문제는 군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특히 군대 내 성희롱·성폭행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여군 복무 여건 등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상명하복의 특성을 가진 군이 내부에서 엄정한 징계와 명확한 가·피해자 분리를 통해 구성원들에게 확실한 경고를 하고 처벌 사례를 지속적으로 교육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숙경 군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여군을 동료로 생각하지 않고 성적인 존재로 생각하는 사회적 문화가 폐쇄적인 군 집단에서 강화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며 “성고충상담관 등이 있어도 피해자 보호가 이뤄지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가해자의 형사처벌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그 사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이뤄지지 않게 조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