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긴밀한 국제 공조로 반인권적 中 탈북자 강제 북송 막아야


중국의 반인권적 탈북민 강제 북송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국제사회에서 커지고 있다. 황준국 주유엔대사는 18일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3위원회 일반 토의에서 탈북자들의 강제 북송을 ‘인권과 관련한 중대 사태’로 규정해 회원국들의 공감을 얻었다. 황 대사는 “목숨까지 걸고 고된 여정에 나선 탈북자들이 강제 송환되는 상황을 목격해 끔찍하고 비통하다”며 “탈북자들이 북한에서 직면하게 될 참상에 대해 극히 우려한다”고 호소했다. 북한 인권 단체 북한정의연대에 따르면 코로나19 기간 중국 랴오닝성과 지린성에 억류됐던 탈북민 600여 명이 이달 초 강제 송환됐다.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이 기간에 중국에서 붙잡혀 수감된 탈북민이 20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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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은 탈북민을 불법체류자로 간주해 단속·구금하는 한편 북한에 강제 송환하고 있다. 정치·경제적 핍박을 받아 북한을 탈출한 만큼 난민으로 대우받아야 마땅한 이들에 대한 명백한 인권침해이자 야만적 행태다. 중국 측은 탈북민들이 북한에 강제 송환되면 수용소로 보내져 각종 학대를 받을 가능성이 큰데도 “서구의 인권 문제 제기는 허구”라며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고문·박해 우려가 있는 곳으로의 강제 송환을 금지하고 있는 난민 지위 국제 협약과 고문 방지 협약 등에 가입해 있는 중국에 대해 국제 규범과 인권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 준수를 강력히 촉구해야 한다.

줄리 터너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18일 “중국 정부와 양자 관계에서 직접 이 문제(탈북민 강제 북송 문제)를 계속 제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의원들은 탈북민 강제 북송에 대한 대책을 묻는 서한을 제임스 클레벌리 외무장관에게 보냈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 문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는 미국 등 각국 정부와 유엔, 국제 인권 단체와 긴밀한 국제 공조를 통해 강제 북송 사태를 막는 데 외교력을 기울여야 한다. 인권을 주장하면서 정작 북한 주민과 탈북민의 인권은 외면했던 더불어민주당도 이번만큼은 힘을 보태야 한다. 7년째 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 북한인권재단이 하루빨리 출범하도록 이사 추천도 해야 한다. 인권 보장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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