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구청장 전성수)는 안전위협·시각공해 등으로 논란이 되어온 정당현수막을 제한하는 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정당현수막 개수와 장소 등에 대해 설치기준을 규정해서 제한하고, 이를 위반할 시 제재할 수 있는 근거를 신설한 내용이다.
구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당현수막 관련 조례 일부개정안을 지난 17일 입법 예고하며 개정 절차를 밟고 있다.
이번 조례 개정은 지난해 12월 시행된 옥외광고물법에 의해 허가·신고 없이도 정당현수막 설치가 가능해지면서 도시 곳곳에 무분별하게 난립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보행자·차량 통행 등 주민 안전을 확보하고 도시경관·품격이 저해되지 않도록 엄격한 기준 마련에 나섰다는 게 서초구청의 설명이다.
특히 혐오·비방 위주의 현수막 문구는 시민들의 피로감과 시각 공해를 유발하고, 통학로·사거리 등에 무질서하게 설치되면서 미래 세대인 아이들의 정서를 해칠 우려가 크다는 판단을 내렸다.
추진되는 개정안에 따르면 등록 정당이 동시에 게시할 수 있는 정당현수막의 총 개수를 행정동별 2개 이내로 제한한다. 또 지정된 장소에 게시해야 하며, 현수막의 높이는 3m 이상으로 표시하도록 했다. 혐오·비방·모욕 등의 문구는 금지된다.
정당현수막 게시 장소·내용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서초구 옥외광고심의위원회에서 심의를 거쳐 판단한다. 정당현수막 설치·표시 규정을 위반했을 경우, 구는 옥외광고물법(제10조 및 제10조의2)에 따라 정당현수막을 제거하거나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구는 정당현수막 관련 조례 일부 개정안을 조례규칙심의위원회를 거쳐 다음달 구의회 정례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한편 정당현수막 정비는 앞서 인천광역시도 조례를 개정한 사안이다. 이에 행정안전부가 조례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으나 대법원이 지난 9월 이에 대해 ‘기각’을 결정한 바 있다. 서울 자치구는 최근 송파구에서 ‘혐오·비방·모욕 문구의 정당 현수막 금지 조례’를 제정·공포하기도 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이번 조례 개정을 통해 정당현수막의 비방 문구 등으로 인한 미래 세대의 눈을 보호하고 주민들의 피로감이 해소되길 바란다”며 “주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당한 정당 활동은 존중하면서도, 현수막 공해는 최소화하여 도시 안전과 품격있는 미관을 관리하는 지방정부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