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기업에 부과됐던 각종 벌금을 줄이는 조치를 발표했다. 경제 둔화 우려 속,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는 우대 정책이다. 우리 정부가 석유화학 등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분야에서 민관합동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노력하고 있으나 여전히 실질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경제 활성화를 위한 ‘광폭 행보’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전날 리창 총리 주재로 상무위원회 회의를 열고 ‘일군의 벌금 항복 취소·조정에 관한 결정’ 안건을 심의·통과시켰다. 해당 안건 통과로 그동안 기업에 벌금을 부과한 행정 법규와 정부 부처별 규칙 가운데 33개 항목이 폐지·조정됐다. 이는 지난해 8월 교통·시장 등 부문의 기업 벌금 항목 53개를 폐지·조정한 데 이은 추가 규제 완화다.
중국 국무원은 “처벌 항목과 벌금 기준을 엄격히 규범화하는 것은 경영 환경 개선과 경영 비용 저감을 위한 중요한 조치”라면서 “법으로 정해진 권한을 어기고 경제·사회의 발전 요구에 적응하지 못하며, 다른 방식으로 관리 가능한 벌금 항목은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행정 처벌의 자유 재량권을 엄격히 규범화하고, 자의적인 벌금 부과에 대한 시정을 강화해야 한다”며 “협동 거버넌스와 연합 징계 메커니즘을 완비하고, '관리 대신 처벌만 하는 행위'(以罰代管)와 정당성을 잃은 과도한 처벌 행위를 엄중히 조사·처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무원은 아울러 “사회에 대한 (정책 등의) 노출을 강화해 각종 기업 우대 정책의 효과가 약화하거나 사라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중간 및 사후 감독·관리에 힘을 쏟아 안전 생산과 생명 건강, 상품 품질 등 중점 영역의 감독·관리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 정부도 석유화학업계와 민관 협의체를 만드는 등 경쟁력 제고 방안을 함께 모색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장영진 1차관과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석유 화학 비상 대응 협의체’ 발족식을 열었다. 이날 출범식에는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에쓰오일(S-OIL), LG화학, 한화솔루션, 한화토탈에너지스 등의 관계자가 자리해 업황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수출 전망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참석자들은 수출 증대를 위해 나프타 조정 관세 영세율 적용 연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고부가·친환경 제품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올해 상반기 석유화학 수출은 232억달러로 작년 상반기보다 23% 가소했다. 나프타분해설비(NCC) 가동률은 71%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포인트 축소했다.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석유화학업계의 수출·생산이 모두 감소하고 있어 근본적인 사업 혁신이 요구되는 모습이다. 정부는 작년 하반기부터 석유화학 산업의 주원료인 나프타에 적용하는 관세를 기존 0.5%에서 0%로 낮춰주고 있으나 올해 연말이면 종료된다. 이에 따라 석유화학업계는 이를 연장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