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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한 소화불량… 건강한 식습관으로 치료와 재발 방지 두 마리 토끼 잡기[한방 원펀치]

원인 못 찾는 ‘기능성 소화불량’… 한약, 약침, 내장기 추나 등으로 증상 완화

기름지고 맵고 떫은 음식 피하고, 규칙적 식사와 복식 호흡 등으로 소화기능 관리

■문학진 한의사·한의학 박사

원인을 못 찾는 ‘기능성 소화불량’은 건강한 식습관과 재발 방지를 위한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이미지투데이원인을 못 찾는 ‘기능성 소화불량’은 건강한 식습관과 재발 방지를 위한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이미지투데이




“소화가 안 돼요”, “조그만 먹어도 배가 부르고 답답해요”, “김치만 먹어도 배가 아프고 속이 쓰려요.”



동네 한의원이나 병원을 찾는 환자 100명 중 5명은 ‘소화불량’을 호소한다. 그런데 집 근처 한의원이나 병원에서 해결책을 못 찾고 대학 병원 등 큰 병원을 찾아가도 70~90%는 소화가 안 되는 원인을 콕 집어주진 못한다. 이처럼 위 내시경 등 여러 검사를 해도 정확한 통증의 원인을 못 찾는 경우 ‘기능성 소화불량증’으로 분류한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우리나라 사람 10명 중 1명 이상이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한 소화기 질환이다. 이들 중 일부는 정확한 원인을 찾겠다며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며 치료법을 찾아 헤멘다. 지금이야 그나마 ‘기능성 소화불량’이라고 진단이라도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경성 소화불량'이라고 불렀다. 이러 저런 검사를 해도 원인을 못 찾으니까 “신경이 예민해서 그렇다”, “신경을 많이 써서 소화가 안 되는 것이다”라며 개인의 성격을 소화불량의 원인으로 꼽았던 것이다.

배가 아프다고 무조건 기능성 소화불량은 아니다. 그렇다면 어떨 때 기능성 소화불량이라고 판단할까? 전문가들은 1991년 로마에서 처음으로 기능성 소화불량에 대한 판단 기준을 만든 후 지금까지 4차례 개정해 아래와 같은 4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첫째는 밥을 먹은 후 답답하고 더부룩한 식후 포만감, 둘째는 밥을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불러 더 이상 먹을 수 없는 불쾌한 조기 포만감, 셋째는 명치, 윗배 쪽에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 넷째는 명치와 그 주변이 쓰리다면 일단 가능성이 높다. 앞서 언급한 4가지 중 한 가지 이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됐고, 최근 3개월 이내에 일주일에 1~2번 이상 이런 증상이 지속됐다면 ‘기능성 소화불량’에 해당한다.

4가지 기준은 밥을 먹자 마자 또는 밥을 먹은 후 불쾌한 포만감이 나타나는 ‘식후 불쾌감 증후군’(PDS·Postprandial distress syndrome)과 배가 아프거나 쓰린 ‘상복부 통증 증후군’(EPS·Epigastric pain syndrome) 등 둘로 나뉜다.

전문가들은 기능성 소화불량을 크게 ‘식후 불쾌감 증후군’과 ‘상복부 통증 증후군’으로 나눈다.전문가들은 기능성 소화불량을 크게 ‘식후 불쾌감 증후군’과 ‘상복부 통증 증후군’으로 나눈다.


식사와 관련해 문제가 발생하는 ‘식후 불쾌감 증후군’은 ‘위장’ 운동 문제로 추정한다. 밥을 먹었는데 위장이 잘 늘어나지 못하고, 잘 움직이지 않으면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고 답답한 느낌이 든다. 만약 위장에서 음식 소화가 늦어지면, 식사한 지 한참이 지난 후에도 속이 더부룩하고 팽팽하게 느껴져 밥 때가 돼도 배도 안 고프고, 억지로 한 수저 떠 먹으면 더 이상 먹기 힘든 상황이 된다.

이에 반해 ‘상복부 통증 증후군’은 ‘내장 과민성’이 문제다. 매운맛이나 위산 또는 음식물 등 여러 이유로 내장 감각이 예민해져 조그만 자극에도 통증, 속 쓰림을 느끼게 된다. 김치만 먹어도 배가 아프고 속이 쓰려 꼭 씻어 먹어야 하고, 매콤한 음식은 ‘언감생심’ 쳐다도 못 본다.


병원에서 이런저런 치료를 받았는데도 소화불량 증상이 두 달 넘도록 지속되면 ‘불응성 기능성 소화불량’이라고 판단하고 정신과 치료를 권유하는 경우가 많다. 위장약이 아닌 우울증약 등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진단한 것으로 고질병 단계에 접어드는 초입이다.



한의학에선 ‘기능성 소화불량’을 ‘담적병(痰積病)’이라고 부른다. 소화되지 못해 배속에 갇힌 음식물, 가스 등을 ‘담’이라 하고, 이것이 쌓인 것이 ‘담적’이다.

그렇다면 음식물이 소화되지 못하고 쌓인 이유는 뭘까?

한의학에선 잘못된 식습관(식적 食積), 스트레스(기울 氣鬱), 노폐물 축적(담음 痰飮) 등을 그 원인으로 꼽는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비위(脾胃)가 약해지고 기능 장애가 생기면서 더부룩함, 명치에 얹힌 느낌, 메스꺼움, 복부팽만, 속쓰림, 복통, 트림, 소화불량 등 여러 증상이 반복해서 나타나게 된다.

환자에게서 기능성 소화불량, 담적병에 대한 구체적 상황을 충분히 들은 후에는 두 가지 방법을 택해 치료한다. 우선 식적(食積), 기울(氣鬱), 담음(痰飮) 등의 문제가 있다면 이를 해결하고, 위 운동 저하와 내장 과민성의 문제를 치료하게 된다. 한약 치료, 약침 치료, 침 치료 및 내장기 추나 등을 활용해 비위 기능을 좋게 만들고, 동시에 위장이 잘 움직일 수 있도록 하면서 위 점막이 튼튼해지도록 보강해 주는 치료법이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만성인 데다 쉽게 재발 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자기 관리’다.

먼저 위 운동을 느리게 만들어 소화불량을 가져오는 ‘기름진 음식’을 피해야 한다. 매운 맛, 지나치게 단 맛, 떫은 맛 등 위에 자극적인 맛도 당분간 절제하자. 밀가루 음식보다는 쌀로 만든 음식을 찾도록 하자. 여기다 규칙적인 식사로 위장의 리듬 회복을 돕고, 천천히 식사해 위장의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식사 후 산책을 하거나 평소에 복식 호흡을 통해 숨을 깊게 쉬면 위장의 운동 기능을 회복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커피, 탄산음료 보다는 보리차, 유자차, 감귤차가 속을 편하게 하고 몸에 좋다.

예부터 ‘약과 음식은 그 근원이 같다’며 약식동원(藥食東原), 의식동원(醫食同源)이라고 강조했다. 서양에서는 ‘당신이 먹는 것이 바로 당신(You are what you eat)’이라며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만약 당신이 소화불량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일단 자신의 식습관부터 챙겨보자.



지긋지긋한 기능성 소화불량

담적병, 한방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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