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회계부정 적발 신고자 5명에게 총 2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전년 대비 300%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포상금 지급액의 최대한도를 늘리고 익명신고를 활성화하는 등 관련 제도를 꾸준히 개선해온 영향이란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은 25일 “올들어 9월까지 회계부정 적발에 기여한 신고자 5명에게 총 2억 1340만 원, 인당 평균 4268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8% 증가한 규모"라고 밝혔다. 남은 3개월 동안 지급액은 더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예컨대 A씨는 소속 회사가 종속회사를 내부감사하는 과정에서 종속회사가 적자인 실적을 가공의 재고자산을 허위계상하는 방식으로 흑자로 전환해 모회사에 보고해온 사실을 발견했다. 이 과정에서 관련 내부감사자료를 확보해 금감원에 신고했고 회계부정 신고 포상금을 지급 받았다.
금융당국은 불법행위 엄단, 회계투명성 증진을 위해서는 내부 신고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포상금 지급대상 부정신고 범위를 꾸준히 확대해왔다. 지난 5월 포상금 최고 지급금액을 종전 10억 원에서 20억 원으로 증액하고 경조치(경고 또는 주의) 신고자도 포상금 지급 대상에 포함했다. 또한 익명신고에 대해서도 포상금을 지급하고 신고자가 대표이사 등의 지시를 받아 회계부정 행위에 관여했더라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조치를 면제 또는 감경받을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실제 회계부정 신고건수는 증가추세다. 지난해 금감원에 접수된 상장법인 등의 회계부정행위 신고는 총 115건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22건은 익명신고로 회계부정 익명신고제도가 신고 활성화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것이 당국의 분석이다. 올해 1월부터 9월 중에는 익명 신고 15건을 포함해 총 76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2018년부터 올해 9월 말까지 포상금이 지급된 27건 중 18건(67%)이 내부자의 제보였다.
한편 금감원은 최근 5년 간 신고를 기반으로 25개사에 대한 회계 심사·감리에 착수했고 이 중 23곳에 대한 조치를 완료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회사의 위법 행위 동기를 대부분 ‘고의’로 판단해 검찰에 고발·통보하거나 과징금을 부과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분식회계 사건이었던 월드컴, 엔론 사태 모두 내부 신고자(Whistle-blower)에 의해 분식회계의 전모가 드러났다”며 “불법행위 엄단 및 회계투명성 증진을 위해서는 내부신고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