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 5.6%를 기록하며 다음달에 호주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25일(현지시간) 호주 통계청(ABS)에 따르면 호주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 5.6%를 기록해 지난 8월(5.2%)보다 0.4%포인트 높아졌다. 호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 연 4.9%까지 둔화했지만, 다시 연 5%를 넘어섰다.
연 5%가 넘는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가계 지출에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에너지 요금과 임대료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분기 휘발유 등 석유류 가격은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연 7.2% 상승했다. 임대료도 7.6% 올라 2009년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호주 중앙은행(RBA)이 기준금리를 다시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셸 불럭 RBA 총재는 전날 공개 연설을 통해 “인플레이션 전망에 중대한 상향 조정이 있을 경우 추가 금리 인상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ABS가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하자 금융 시장에서는 RBA가 내달 금리 이상에 나설 것이라 보는 확률이 35%에서 66%로 상승했다고 전했다.
호주 4대 은행인 커먼웰스은행(CBA)과 호주뉴질랜드은행(ANZ)도 기존 전망을 바꿔 내달 RBA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CBA의 개러스 에어드 이코노미스트는 "RBA가 2025년 말까지 물가상승률 목표치(2∼3%)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달에는 금리를 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BA는 코로나19 완화 영향으로 물가가 치솟자 지난해 5월부터 지난 6월까지 12차례에 걸쳐 금리 인상을 단행, 0.1%이던 기준금리를 4.1%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금리 인상의 효과를 지켜보겠다며 지난 7월부터 이달까지 4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