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입학정원 확대를 위한 정부의 수요 조사가 본격 시동을 건 가운데 전국 의대의 3분의 2 이상이 증원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증원 의사와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힌 의대들의 정원 확대 요구 규모만도 600여명에 달해 전국의대의 증원 수요를 모두 합치면 1000명이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27일 의과대학을 둔 전국 40개 대학에 공문을 보내 약 2주일간 입학정원 확대와 관련된 수요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정원 50명 이하 '미니 의대'를 중심으로 증원 요구가 강하게 나오고 있는데, 이들 미니 의대는 전국에 17곳이다. 여기에 국립대와 비수도권 사립대 가운데서도 적극적인 입장을 내비치는 곳이 많아, 적어도 전국 의대의 3분의 2 이상은 증원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대 의대 관계자는 "교수의 20% 이상이 모교 출신으로 지역의료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현재 정원(40명)으로는 울산의 유일한 의대라는 위상에 걸맞은 충분한 지역인재 선발을 못 하고 있다"며 "정부가 원하는 숫자만큼 정원을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입학정원이 49명인 부산 동아대는 최근 구덕캠퍼스에 의대 건물을 신축했고, 의대 교수도 180명에 달해 별도의 시설투자나 교수 채용 없이도 입학정원을 늘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건국대 충주(40→80명), 단국대 천안(40→80~100명), 대전 을지대(40→최대 120명), 인천 인하대(49→100명), 가천대(40→80명), 포천 차의과대(40→80명), 강원대(49→100명), 동국대 경주(49→80명) 등도 정원 확대를 희망하고 있다.
국립대들도 증원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경상국립대는 의대 입학정원을 현재 76명에서 최소 120명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겸직교수와 객원교수까지 합쳐 총 198명에 달하는 교수진을 갖추고 있고, 창원과 진주에 2개의 부속병원을 갖춰 정원을 늘리더라도 충분히 수용 가능하다는 것이다.
입학정원이 125명인 부산대 역시 부산대병원 본원과 양산부산대병원 모두 1000 병상이 넘고, 전임교수 150명과 기금교수 170명 등 교수진도 충분히 확보한 상태라며 증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입학정원 50명 이상의 비수도권 사립대학들 역시 증원을 희망하는 분위기다.
정원이 93명인 충남 순천향대 의대의 경우 과거 100명이었던 정원이 교육부의 대학 구조조정과 정원감축 유도에 따라 7명 줄어든 만큼, 감소한 정원을 되돌리고 정원을 100명 이상으로 늘리기를 바라고 있다.
서울지역에서는 국립대인 서울대와, 정원이 상대적으로 적은 이화여대(76명)·중앙대(86명) 등이 증원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다른 대학들은 더 구체적인 정책 방향이 발표되기를 기다리는 모양새다.
유홍림 서울대 총장은 지난 24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역 의료공백 해소, 의사과학자 양성 등 사회적 수요가 있어서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며 "구체적인 인원은 합리적 데이터와 다양한 의견수렴에 기반해 결정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