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올 들어 8월까지 두 자릿수 운용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금 자산은 지난달 비공식적으로 1000조 원을 넘어섰지만 최근 증시 약세와 국채금리 상승(채권 가격 하락)에 다시 900조 원대로 물러났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올해 1~8월 누적 기금 수익률이 10.27%라고 30일 밝혔다. 7월까지의 수익률(9.74%)과 비교해 0.54%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 수익률 -4.74%와 비교하면 무려 15.01%포인트나 뛰었다. 국민연금의 올해 총 수익금은 95조 2000억 원이다.
기금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다. 금융 및 복지 자산을 더한 기금의 총 규모는 8월 말 현재 997조 3790억 원으로 한 달 새 6조 7639억 원 증가했다. 9월 중순 1000조 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됐던 기금은 글로벌 고금리 여파에 한때 코스피지수 2300 선이 깨지고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면서 현재 900조 원대로 복귀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분야별 수익률을 보면 8월까지 △해외 주식 20.15% △국내 주식 17.25% △해외 채권 6.85% △국내 채권 3.05% 등이다. 해외 주식의 평가액은 302조 9000억 원으로 연금은 올 들어 해외 주식에서만 50조 원을 벌었다. 국내 주식 평가액은 142조 5140억 원으로 7월과 비교하면 수익금이 4조 원가량 감소했다. 국내와 해외 주식은 개별 기업 실적 호조에 따른 위험 선호 현상에 운용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반면 해외 채권과 국내 채권의 평가액은 각각 71조 5460억 원, 316조 6540억 원에 그쳤다. 기금운용본부는 “미국의 견조한 경제지표에 따른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 우려에 채권 수익률이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대체투자는 올 들어 1월을 제외하고 8월까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자와 배당 수익,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 환산 이익이 반영된 것으로 내년 초 공정가치 평가를 거쳐 최종 수익률이 확정된다.
시장에서는 올해 기금 운용 수익률에 대한 관심도 높다. 앞서 정부는 국민연금 개편안에 기금 운용 수익률을 1%포인트 높이는 안을 포함했다. 국민연금은 이를 위해 자산 배분 체계를 단순화해 적극적인 투자가 가능한 ‘기준 포트폴리오’ 제도를 도입하고 2028년까지 해외 투자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내년 중 추가 해외 사무소 설립도 예정돼 있다. 현재 국민연금 해외 사무소는 뉴욕과 런던·싱가포르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