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24년 예산안 편성과정에서 재정확대를 요구하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지난 정부에서 나라를 빚더미에 올려놓고도 더 빚을 내자는 것은 제1야당으로서 무책임한 주장”이라며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예산에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31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민주당은 정부 예산안을 ‘경제 포기 예산’으로 규정하고 재정확대, 예산안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욜로(YOLO·인생은 한 번 뿐) 정당도 아니고 내일이 없는 듯 나라를 운영하자는 건 책임 있는 정당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전년 대비 증가폭이 2.8%에 그친 567조 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에 대해 윤 원내대표는 “2005년 이후 최저 증가율”이라며 “지난 정부 이래 국가채무가 급속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재정건전성 유지는 미래를 위한 (정부의) 고심 어린 선택”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국회의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민생 분야의 예산 증액은 일정 부분 필요할 수 있다면서도 “이는 무엇보다 예산 효율화를 통해 이뤄져야 하며 현재의 건전 재정 기조는 확고히 유지돼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여당으로서도 내년 총선을 생각하면 선심성 예산을 편성하고 싶은 유혹을 받지 않는 것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경제의 대외신인도를 유지하고 민생 분야 예산을 충분히 배정하려면 그간 관행이던 표밭갈이용 예산안을 단호히 잘라내야 한다는 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법’(화평법), 외국인고용법 등 기업을 옥죄는 킬러규제 혁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전일 중기중앙회 등 6개 경제단체가 국회에 계류 중인 규제 혁파 법안들에 대한 신속 처리를 요구했다고 언급하며 “현재 위기에서 벗어나 경제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출발점은 규제 혁신”이라며 “여야가 규제 법안을 신속 처리해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수출시장에서 다시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원내대표는 김포 뿐 아니라 경기도 지역 중에서 주민들의 요구가 있는 지자체는 서울 편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김포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서울에 편입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 원내대표는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현재 단계로선 김포를 우선적으로 생각했고 나머지 지역은 지역민의 요구가 있거나 시의 요구가 있을 때 적극적으로 검토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김포 편입 카드는 총선용’이라는 비판과 관련해선 “지역민들 숙원을 당에서 선제적으로 챙기겠다는 의미”라며 “선거를 앞두고 정당의 입장에서 지역민의 요구를 응답하는 것이 의무”라고 반박했다. 윤 원내대표는 관련 사안 전반을 당 정책위원회에서 검토하고 있다면서 의원입법 형태로 법안이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