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업용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가는 돈줄이 마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월 3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데이터 제공 업체 트렙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은행과 보험사 등의 전체 상업용 부동산 대출 규모는 올해 2분기 직전 분기 대비 0.98%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14년 1분기 0.74%를 기록한 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가장 피해가 큰 경제주체는 오피스빌딩 소유주들이다. 이들은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을 더 높은 금리로 차환해야 한다. 재택근무가 여전해 임대 시장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그동안 투자자들이 선호해온 아파트빌딩과 물류창고 등 다른 대출자들도 영향권에 들어있다.
미국 금융사들은 올 3월 실리콘밸리은행 등 중소 은행들이 줄파산하고 상업용 부동산의 업황이 좋지 않은 데다 금리까지 오르면서 대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PNC파이낸셜그룹은 “우리 그룹의 3분기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 규모는 7억 2300만 달러(약 9820억 원)로 앞선 분기의 3억 5000만 달러보다 두 배 넘게 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투자자들 역시 상업용 부동산 매입을 꺼리는 모습이다. 데이터 제공 업체 MSCI리얼애셋에 따르면 3분기 매매된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줄어든 892억 달러(약 121조 원)에 불과했다. 특히 건설 자금 대출 부문의 타격은 심각하다. 분석 업체 닷지컨스트럭션네트워크는 올해 상업용 부동산 착공 규모가 총 약 8700만 ㎡로 지난해 대비 17%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추산대로라면 2009년 이후 최대 감소 폭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