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가 2일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1호 안건 ‘당내 화합을 위한 대사면’을 공식 수용했다. 이준석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등은 당원 자격이 즉각 회복됐다.내년 총선을 겨냥한 인재영입위원장에는 이철규 의원이 임명됐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혁신위가 건의한 윤리위원회 징계자들에 대한 징계 취소 안건을 의결했다. 징계 처분이 취소된 대상자들은 이준석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김재원 전 최고위원, 김철근 전 강서병 당협위원장이다.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았던 이들은 이날부터 당원 자격이 회복된다.
김기현 대표 “당 윤리위의 징계 결정은 합리적 사유와 기준을 갖고 이뤄진 것으로 존중돼야 마땅하지만 보다 큰 정당을 위한 혁신위의 화합 제안 역시 존중돼야 한다”며 “조금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혁신위가 추구하는 가치를 적극 수용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앞서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 윤석열 대통령과 당에 대한 공개 비난 등을 사유로 1년 6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았다. 당원권 정지는 내년 1월 풀릴 예정이었다.
홍 시장은 지난 여름 ‘수해 골프’ 논란으로 당원권 정지 10개월 처분을 받았다. 당초 당원권 정지 기간은 내년 5월까지였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광주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비하 발언으로 내년 5월까지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았다. 김 전 실장은 지난해 7월 이 전 대표의 성 상납 증거 인멸 의혹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당원권 정지 2년 징계를 받았다.
국민의힘 최고위는 이날 회의에서 총선 인재 영입을 주도할 인재영입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에 이철규 의원을 낙점했다. 재선의 이 의원은 김기현 지도부에서 사무총장으로 발탁됐지만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대한 참패에 대해 책임지고 지난달 14일 사무총장직에서 사퇴한 바 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인선 배경에 대해 “전직 사무총장으로 인재영입 활동을 오래한 업무의 연속성이 감안됐다”며 “향후 위원장과 상의해 위원을 구성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을 다시 당 중책에 기용한 것을 두고 비윤계에선 즉각 반발이 나왔다. 김웅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결국 시키는 대로만 하는 윤심 100% 인사만 영입하겠다는 것”이라며 “당의 개혁을 바라는 인물은 승선시키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김 의원은 지난 8월 당 의원총회에서 이 의원이 발언대에 올라 했던 ‘멀쩡한 배에서 노를 거꾸로 젓고, 구멍이나 내는 승객은 승선할 수 없다’는 발언을 되새기며 “심기에 거슬리면 같은 당 의원도 내쫓겠다고 겁박하는 이 의원이 과연 어떤 인사를 영입하겠느냐”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 의원을 보름만에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올린다는 것은 유권자 우롱”이라며 “내년 총선은 전국이 강서구청장 선거판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