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로터리]우리가 지켜야 할 오래된 미래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다산 정약용 선생은 농업을 ‘먹거리의 근본’이라 했고 윤봉길 의사도 농업을 ‘생명 창고’에 비유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농업은 국민들에게 식량을 공급하는 가장 오래된 산업이며 우리가 생존하는 동안 지속해야 할 유망 분야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농업의 비중은 갈수록 줄어들고 농촌은 소멸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현 정부는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를 혁신의 핵심 축으로 삼았다. 농업이 어렵고 돈이 되지 않는 산업이라는 편견을 깨고자 했다. 실제 현장에 가보면 많은 청년들이 농업·농촌의 다양한 기회와 성장 가능성을 몸소 체험하면서 스마트팜·푸드테크·그린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우리 농업 현장에는 전문성과 참신한 아이디어로 연간 억대 소득을 올리는 청년 창업 사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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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카타르 국제원예박람회에서 전 세계의 이목을 끈 주인공도 국내 최초로 자율주행하는 작물 관찰 로봇을 개발한 청년 기업인이다. 이 청년은 대학에서 로봇공학을 전공하고 농업에 뛰어들어 현재 1만 2000평의 스마트팜을 운영하고 있다. 2020년 네덜란드에서 개최한 세계농업인공지능대회(AGC)에 참가해 3위를 차지하는 큰 성과도 거뒀다. 경영학을 전공한 또 다른 청년은 치킨을 튀기는 로봇을 개발해 치킨 프랜차이즈를 창업, 지금은 뉴욕 진출을 앞두고 있다.

국내에 국한하지 않고 세계를 향해 눈을 돌리면 농업의 성장 잠재력은 더 크다. 김밥·떡볶이 등 길거리 음식부터 최고급 한식당까지 K푸드는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한우는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까다롭다는 할랄 인증까지 받아 19억 인구의 할랄 시장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굳건한 식량주권 확보도 현 정부의 핵심 목표다. 특히 가루쌀은 수입 밀 수요를 대체하고 밥쌀의 공급 과잉 문제를 풀 수 있는 가장 큰 열쇠다. 정부는 가루쌀 산업이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농업인, 식품 기업, 소비자 등에 가루쌀의 가치와 가능성을 꾸준히 알린 결과 생산·가공·소비 등 산업화 기반을 탄탄히 다져가고 있다.

우리 농업은 글로벌 식량안보에도 기여하고 있다. 쌀 부족에 시달리는 아프리카에 우리의 쌀 자급 경험과 농업 기술을 전수하는 K라이스벨트 사업은 황무지를 황금 들판으로 바꾸는 희망의 싹을 틔우고 있다. 또 낙농업이 핵심 산업인 네팔은 우리가 공여한 젖소와 낙농 기술을 밑거름 삼아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제 11월 11일 농업인의 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각종 기상재해와 가축 질병으로 그 어느 해보다 어려움이 컸지만 1년 농사의 결실을 거두는 농부의 마음은 뿌듯한 시기다. 정부도 앞으로 농업인들이 안심할 수 있는 경영 여건을 만들고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해 성심을 다할 것이다.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높이고 미래 농업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큰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세종=우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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