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위기론’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지방 소재 사립대학들은 존폐의 위기다.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 등 외적인 요소들이 큰 원인이기도 하지만, 대학 내 ‘작은 사회’를 이루며 썩어가는 내부 카르텔 또한 주요한 원인이다. 신간 소설 ‘대학’은 고전 사서의 형식 중 하나인 기전체의 형식을 빌려 대학 내부 사회의 모습을 풍자한다. 다양한 대학 내 인간 군상들의 모습이 모여 대학 전체를 이루고, 부패가 퍼지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이 역시 사회의 축소판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조교와 교직원, 학생, 교수 등 다양한 입장의 인물들의 이야기를 중단편 10편으로 묶었다. “많이 배웠다는 자들이 교언영색으로 진리를 잡도리질하고, 곡학아세로 권력에 아부하고, 조삼모사로 자기 이득을 찾는 기술이 날로 신묘해져 놀랍다”라는 말은 대학과 우리 사회를 아프테 관통한다. 학생과 교직원으로 대학에서 43년을 들여다본 저자의 시선이 더욱 날카롭다. 각 권 1만 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