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북스&] 바이킹서 흑사병까지…역사를 빌려 오늘을 보다

■중세 유럽인 이야기

주경철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중세인들 1, 2

댄 존스 지음, 책과함께 펴냄

무자비한 폭력 휘둘렀던 바이킹

유럽에 향신료 전파하는데 일조

14세기 동서 유럽 관통한 흑사병

코로나19 팬데믹과 상황과 닮아

역사는 여전히 반복…교훈 얻어야









‘역사’하면 흔히 어렵고 재미없다는 인식이 강하다. 유럽의 중세시대 역사라고 하면 특히 더 거리감을 느끼는 독자들이 많다. 이같은 편견은 역사를 시대순으로 일어날 일을 외워야 하는 암기의 대상으로 본 데서 비롯됐다. 한 편의 소설을 읽는 듯이 흥미진진한 이야기 중심으로 보면 중세시대 역사도 영화, 드라마 속 한 장면과 같이 느껴진다. 오늘날에 비춰 교훈도 얻을 수 있다.



신간 ‘중세 유럽인 이야기’와 ‘중세인들1, 2’는 중세시대 역사의 재미를 일깨워 주는 책이다. 먼저 중세 유럽인 이야기는 중세 시대 독특한 문명을 건설했다는 평가를 받는 중세인을 다룬다. 책은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사의 중심 무대가 아닌 바이킹의 고향 스칸디나비아, 러시아, 비잔티움 제국 등에서 시작한다. 유럽의 변방이어서 주목을 덜 받았지만 이들에서 시작한 역사가 얼마나 역동적인지 보여주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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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킹은 해외에서 폭력적인 방식으로 약탈하며 살아가는 사람의 대명사로 사용되지만 실제 역사 속에서 다양한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인 게 러시아 국가의 형성이다. 러시아 땅에 바이킹이 들어오면서 정치, 군사, 문화적 변화가 일어나 국가 체제 설립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러시아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 이동했기에 바이킹은 교역 활동도 했다. 유럽에서 중국 비단, 향신료가 발견되는 건 모두 바이킹 덕이다. 바이킹의 거칠면서 용기 있는 이미지는 현대에 들어 네오나치 등 인종적 극단주의자에 의해 오용되기도 한다.

이 외에도 책은 유럽 여행 중에 흔히 접하는 관광지를 둘러싼 재밌는 역사 이야기도 소개한다. 책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은 바이킹 등 외부 침략이 끝나 안정에 접어든 시기 지어졌다. ‘예수는 성모의 뜻을 조금도 거부하지 않으며 성모께서는 바라는 바를 다 들어준다’는 믿음이 퍼지면서 우후죽순 마리아에게 바치는 성당이 세워졌다. 그 중 노트르담 대성당이 파리를 넘어 프랑스의 국민 성당으로 자리 잡은 건 역사 속 장소로 활용됐기 때문이다. 결혼 후 20년 동안 아이를 낳지 못했던 루이 13세가 기도 후 아들을 얻게 되자 성당 한 켠에 루이 13세, 14세의 상을 세웠다. 나폴레옹 황제 대관식이 거행되고 드골의 장례식이 거행된 곳이기도 하다. 책을 읽고 노트르담 성당을 본다면 성당이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신간 중세인들 1, 2 또한 전쟁과 법, 문학, 미술 등에 역사적 일화와 인물 등과 엮어 중세 유럽을 소개하고 있다. 책은 로마인, 프랑크인, 아라비아인, 몽골인과 수도사, 기사, 상인, 학자, 개신교도 등 다양한 직업군을 중심으로 분류해서 서술하는 게 특징이다. 그중에서도 14세기 동서를 관통한 세계적 유행병인 흑사병과 그로 인한 생존자들을 다룬 챕터는 코로나19가 발발한 현재와 비교해서 읽어보는 재미를 준다. 저자는 흑사병이 가난한 사람만 덮친 질병이 아니었다고 분석한다. 당시 부자는 전염병이 퍼진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안전하게 살 수 있었다. 그러나 병 자체에 걸리지 않더라도 생존 후 심리적 외상을 피하지는 못했다. 아비뇽의 교황청마저 일 년 남짓한 사이 3명의 추기경과 집안 하인 4분의 1이 사망했다.

두 신간은 모두 중세 유럽의 역사를 읽어야 하는 이유로 ‘현재’를 꼽는다. 중세시대 발생했던 기후변화, 대량 이주, 유행병 등은 중세나 현대나 모두 똑같이 일어나는 일이다. 역사는 반복되고 그 속에서 교훈을 찾는 게 후대가 해야 할 일이다. 중세인들의 저자 댄 존스는 “21세기 초를 살고 있는 우리는 전 세계에 걸친 획기적인 변화의 한가운데 있지만 이에 대해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역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각 2만2000원·4만8000원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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