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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의 디바' 박은빈의 도전, 이토록 섬세하다니 [현혜선의 시스루]

[리뷰] tvN 토일드라마 '무인도의 디바'

무인도에서 15년을 보낸 가수 지망생의 가수 도전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신드롬을 이끈 배우 박은빈 주연



드라마, 예능의 속살을 현혜선 방송 담당 기자의 시점으로 들여다봅니다.




'무인도의 디바' 스틸 / 사진=tvN'무인도의 디바' 스틸 / 사진=tvN




지난해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신드롬을 이끌었던 배우 박은빈이 '무인도의 디바'로 돌아왔다. 자폐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변호사에 이어 이번에는 엄청난 가창력을 지닌 디바다. 가창을 직접 소화하며 화제를 모은 박은빈의 도전은 계속된다.

tvN 토일드라마 '무인도의 디바'(극본 박혜련/연출 오충환)는 15년 만에 무인도에서 구조된 가수 지망생 서목하(박은빈)의 디바 도전기다. 춘삼도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아버지 밑에서 외동딸로 자란 서목하는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아버지의 가정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서울로 탈출을 꿈꾼다. 그러나 아버지와 실랑이로 배에서 떨어지고, 무인도에 낙오돼 15년을 보낸다. 오랜 세월 버틴 그는 취재를 온 YGN 예능국 PD 강보걸(채종협)과 그의 형인 YGN 기자 강우학(차학역)에게 발견되며 무인도를 탈출한다. 15년 만에 돌아온 세상은 많이 것이 바뀌어 있었다. 동경하던 가수 윤란주(김효진)는 성대 결절에 걸려 잊혀졌고, 횟집은 동네 주민 손에 넘어가 있었다. 서목하는 가수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무인도의 디바' 스틸 / 사진=tvN'무인도의 디바' 스틸 / 사진=tvN


'무인도의 디바'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인 각 캐릭터들이 서로의 구원이 된다는 점이다. 가장 빛나는 10대 후반과 20대를 통째로 무인도에서 보낸 서목하에게 윤란주는 존재 자체로 희망이다. 서목하는 윤란주의 오랜 팬으로 그를 바라보며 가수의 꿈을 꿨기 때문. 모든 것이 바뀐 세계에서 가장 먼저 윤란주의 공연을 보러간 이유도 그 때문이다. 많은 것을 잃은 윤란주 역시 서목하의 존재를 통해 다시 한번 삶의 의지를 불태운다. 성대 결절을 겪은 후 술에 의지하며 시간을 보낸 윤란주다. 서목하는 윤란주의 상징색인 풍선을 관객들에게 나눠줘 객석을 가득 채워줬고, 목소리를 빌려줬다. 이는 윤란주에게 전성기 무대에서 맛본 즐거움이 됐다. 무대가 끝나고 서로를 안아주는 서목하와 윤란주의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은 따뜻한 힐링을 느낄 수 있었다.

'무인도의 디바' 스틸 / 사진=tvN'무인도의 디바' 스틸 / 사진=tvN


힐링이 작품의 주축을 담당한다면, 서목하의 어린 시절 친구인 정기호의 정체는 작품의 미스터리를 맡고 있다. 정기호는 서목하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배에 태운 장본인이다. 그러나 서목하의 실종 이후, 그 역시 아버지의 가정폭력을 피하기 위해 자취를 감춘다. 이 상황에서 강우학과 강보걸 형제가 정기호로 지목됐다. 어린 시절의 기억을 잃은 강우학은 자신을 정기호로 의심하고 있고, 침묵을 지키고 있는 강보걸에게도 의문스러운 지점이 있다. 정기호가 누구인지 퍼즐을 맞춰가는 게 앞으로 작품을 보는 관전 포인트다.

중심에는 박은빈이 있다. 서목하의 실제 나이는 31살이지만, 마음은 16살에서 멈춘 캐릭터다. 특유의 천진함과 순진함, 그리고 강단 있는 매력을 갖고 있는데, 박은빈은 이를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또 박은빈의 다채로운 감정 연기는 작품을 풍성하게 만든다. 무인도에서 구조된 후 극적적 연기, 꿈에 그리던 윤란주와 함께 무대를 마친 후 감격스러운 얼굴 등이 있다. 특히 박은빈이 100% 자신의 목소리로 부른 곡 '썸데이(Someday)'는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탄탄한 발성 속 시원한 고음은 시청자들의 고막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이를 완성하기 위해 박은빈은 촬영이 없는 날이면 매일 연습실을 찾아 연습했다는 후문이다.

'무인도의 디바' 스틸 / 사진=tvN'무인도의 디바' 스틸 / 사진=tvN


박은빈의 도전은 그간 꾸준히 이어졌다. 아역 배우부터 시작해 꾸준히 활동한 그는 수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를 통해 시청자들을 만났다. 어린 시절부터 쌓아온 안정적인 연기력이 박은빈의 강점이다. 또 다작 배우지만 도전을 멈추지 않는 그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최근작만 보더라도 도전의 연속이었다. ' 스토브리그'에서는 국내 프로야구단 유일한 여성 운영팀장 역을 맡아 단단한 매력을 선보였다. 박은빈은 해당 작품을 통해 연기력과 대중성을 동시에 겸비한 배우로 떠올랐다. 드라마 종영 인터뷰에서는 두꺼운 연기 노트를 가져온 게 그의 노력을 방증한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가 됐다. 당당한 운영팀장에서 섬세한 바이올리니스트로 180도 변신한 것이다. 오래 전 연주한 악기를 다시 꺼내든 박은빈은 직접 연주를 소화하며 열정을 불태웠다. '연모'에서는 세자부터 왕, 그리고 평범한 여인까지 연기했다. 사극에서 여성 배우가 곤룡포를 입는 건 쉽게 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위엄 있는 왕의 얼굴과 목소리를 만든 박은빈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는 자폐 스펙트럼 가진 천재 신입 변호사로 변신해 대한민국을 사로잡았다. 작품은 시청률, 화제성, 작품성을 모두 잡았고, 박은빈은 해당 작품으로 백상예술대상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후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을 단독으로 진행하는 괄목할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시청률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3.2%(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기준)로 시작한 작품은 5%대로 진입하며 꾸준히 오르고 있다. 아직 초반이기에 향후 시청률 향상을 노려볼 만하다.


현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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