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의 보조적인 치료법으로서 디지털 치료제의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철현 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ADHD로 진단된 6~12세의 국내 어린이 27명을 대상으로 기존 약물치료를 유지하면서 4주 동안 매일 15분씩 게임 형식의 디지털치료제 시제품을 사용하도록 하는 타당성 연구를 시행한 결과 잠재적 효과가 확인됐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은 매주 ADHD 척도와 웹 기반 실험과제도구를 이용해 디지털치료제의 효과를 살폈다. 디지털치료제 사용 전과 후에 각각 종합주의력검사와 아동행동평가척도테스트를 시행하고 비교 평가한 결과, ADHD 환아들의 증상 평가척도가 유의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부주의, 과잉행동 관련 점수가 각각 20.22점에서 18.26점, 19.59점에서 17.19점까지 낮아지면서 총점이 39.81점에서 35.44점으로 10% 가량 개선됐다. 특히 디지털치료제 사용을 중단한 지 1개월이 지난 후에도 그 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나 ADHD의 보조 치료제로서의 잠재력이 확인됐다는 게 연구팀의 평가다.
디지털치료제는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 관리, 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다. 알약처럼 먹거나 혈관에 투여하는 주사제형의 의약품은 아니지만 임상시험을 통해 치료 효과를 검증하고 당국의 심사를 거쳐 의사의 처방으로 환자에게 적용된다. 이번 연구에 활용된 디지털치료제는 불면증에 쓰이는 국산 1호 디지털치료제 ‘솜즈’를 개발한 에임메드가 개발중인 디지털치료제 시제품이다.
집중의 어려움과 과잉행동을 특징으로 하는 ADHD는 아동 및 청소년들에게 흔하다. 학교 생활을 비롯해 다양한 일상 환경에서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신경발달장애 중 하나인데 적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성인이 돼서도 증상이 남는 경우가 적지 않다. ADHD의 효과적인 관리를 위한 디지털치료제의 역할이 임상연구자들에게 관심을 받으면서 국내외적으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조 교수는 “투약 치료 중인 ADHD 환아에서 보조요법으로서의 디지털치료제의 효과성에 대한 근거 확인은 필수”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ADHD에 대한 보조적인 치료법으로서 디지털치료제의 잠재적 효과에 대한 가능성이 확인된 만큼 향후 추가적인 개발과 근거를 확보해 ADHD 환아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메타버스 심리케어기술 개발 사업 ‘메타버스를 활용한 정신과학 근거기반 실생활 적용 비대면 정신건강 고위험 선별 시스템 개발’ 및 STEAM 연구사업 ‘정신의학-예술 융합연구를 통한 불안증상 조절 디지털치료 콘텐츠 개발 및 실증’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국제학술지 '정신의학 최신 연구(Frontiers in Psychiatry)'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