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쉬 아이스크림 국내 독점 판매권을 갖고 있는 에버스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에버스톤은 하루가 멀게 오르는 원윳값과 고정비용, 금리 인상 등에 직격탄을 맞아 결국 회생절차를 결정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경우 중소 제조유통사 중에서 제2, 제3의 에버스톤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에버스톤은 지난 1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을 신청했다. 현재 법원은 모든 채권을 동결하는 포괄적 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로써 채권자들의 강제집행과 가압류, 경매 등의 절차가 중단됐다.
2010년 설립된 에버스톤은 2013년 허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허쉬 초코바, 미니컵, 파인트 등을 만들어 팔았다. 2016년에는 '젤리 벨리'와도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이후 에버스톤은 이마트(139480), GS를 비롯해 동서(026960), 노티드, 곰표 등 국내 자체 브랜드(PB)의 상품도 만들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허쉬 아이스크림의 대만 수출을 시작했다. 올 7월에는 태국 제조사인 시프램과 업무 협약을 맺고 딤섬, 냉동 덮밥, 빵 등을 유통하기로 했다.
에버스톤이 코너에 몰린 이유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원부자재 비용 때문으로 분석된다. 원윳값이 오른 데다 전기요금, 인건비, 물류비 등 고정비용도 상승했다. 여기에 금리 인상도 큰 부담이 됐다. 이를 감안하면 납품 단가를 올려야 했지만 판매처 별로 가격 인하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터라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업체들은 당분간 제품 공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허쉬가 다른 업체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이라면서도 "당분간 생산이나 납품, 운영 등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추후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여파가 중소 제조시를 비롯해 제조·제빵 등 소상공인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절감을 위해 홀로 가게를 운영하고 있지만, 고정비를 제외하면 남는 게 없다”며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소비 심리 위축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