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외인 등진 코스피, 거래대금 1.2조 증발…코스닥이 또 추월

쇼트커버링 끝낸 외인 매도 우위

중소형 테마주로 투자 자금 몰려

9일 코스피 거래대금 7.1조로

지난달 일평균 대비 1.2조 원 ↓

한달만에 코스닥에 또 추월당해

"변동성 커져 펀더멘털 주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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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금지 이후 ‘쇼트커버링(공매도한 주식을 되갚기 위한 매수)’을 마친 외국인투자가들의 자금 이탈이 심화하자 코스피 시장 거래 대금이 급감하고 있다. 그나마 자금이 중소형 테마주로 몰리면서 코스닥 시장 거래 규모는 건재를 과시하며 다시 코스피 시장을 추월했다. 1996년 시장 출범 후 처음 코스닥이 연간 거래 대금 기준으로 코스피를 넘어서는 신기록을 예약했지만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코스피의 체력 저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커지게 됐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거래 대금은 이날 7조 1294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코스닥 거래 규모를 제친 코스피의 일평균 거래 대금(8조 3848억 원)에 비하면 1조 2554억 원가량 급감한 것이다. 공매도 전면 금지 첫날인 6일 15조 2255억 원에 달했던 코스피 거래 대금은 외국인 매도세가 급증한 7일 12조 866억 원으로 급감했고 8일에도 7조 6673억 원으로 줄어든 바 있다.

반면 지난달 힘이 빠졌던 코스닥 거래 대금은 이날도 7조 5120억 원을 기록하며 코스피를 넘어섰다. 10월 코스닥 일평균 거래 대금(6조 5818억 원)과 비교해도 9302억 원 늘었다. 앞서 코스닥은 6일 거래 대금이 11조 3323억 원을 기록한 뒤 7일(11조 5892억 원)에도 소폭 더 늘었다. 전날에는 8조 3078억 원으로 크게 줄었으나 코스피에 비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코스닥 거래 대금이 코스피를 다시 뛰어넘은 것은 10월 13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코스닥 주도주인 2차전지주들의 거품이 꺼지고 코스피를 이끄는 반도체 업황 개선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연말까지 코스피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지만 공매도 전면 금지 이후 상황이 뒤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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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주 위주로 쇼트커버링을 마친 외국인들이 매도 우위로 돌아서면서 지수가 주춤하자 투자자들이 중소형 테마주로 이동하고 있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최근 3거래일 동안 공매도 잔액 상위 50종목을 제외하면 거래 대금이 많았던 상장사는 경농(002100)(3126억 원)과 경남제약(053950)(2414억 원)이다. 두 종목은 최근 빈대 테마주로 묶여 같은 기간 주가도 각각 38.7%, 19.8% 급등했다. 또 중국 폐렴 테마주로 불리는 국제약품(002720)(1985억 원)도 거래 대금 상위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스닥 시장에 거래가 몰리는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2차전지 등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종목들이 밀집돼 있는 데다 코스피 대비 주가가 가벼운 종목들이 많아 그동안의 손실을 메우기 위한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코스닥 거래 대금이 다시 코스피를 추월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코스닥 연간 거래 대금이 코스피를 넘어서는 것은 기정사실로 증권가에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날 기준 일평균 거래 대금은 코스닥이 10조 2588억 원으로 코스피(9조 7631억 원)보다 5000억원가량 많은 상황이다. 코스닥은 1996년 출범 이후 28년 동안 단 한 번도 코스피 거래 대금을 넘어선 적이 없다.

한편 거래 대금이 급감하며 시장 활력이 떨어진 코스피에 대해서는 주가조작 세력 등이 출현할 리스크 등이 커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유동성이 줄어들면 자금이 조금만 들어와도 주가가 큰 폭으로 뛸 수 있다”며 “최근 증시 변동성이 큰 만큼 기업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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