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은 리사이틀의 계절이다. 올 연말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의 연주가 잇달아 예정돼 있어 클래식 마니아들의 가슴을 뛰게 한다. 국내를 대표하는 스타 피아니스트들이 이달 무대에 올라 한국의 관객을 맞이한다.
먼저 포문을 여는 이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이다. 2015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성장한 조성진은 세계 정상 오케스트라들과 함께 연이어 호흡을 맞춘다. 실수가 거의 없는 정확한 연주와 서늘한 음색이 특징인 조성진의 연주가 거장들을 만나 인상적인 무대를 만들지 주목된다.
조성진은 12일 예술의전당에서 지휘자 키릴 페트렌코가 이끄는 베를린 필과 함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연주한다. 10일 열린 공연 기자간담회에서 조성진은 “페트렌코와 처음 연주하는 무대다. 베를린에서 리허설할 때 많은 걸 배우고 존경하게 됐는데, 가장 좋아하는 협주곡 중 하나를 연주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조성진은 내년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베를린 필 상주음악가로 선정되어 다양한 실내악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독일의 또다른 명문 악단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도 조성진과 무대에 오른다. 280년의 역사를 지닌 세계 최고(最古)의 민간 오케스트라인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는 오는 15일 예술의전당에서 조성진, 지휘자 안드리스 넬손스와 함께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한다.
바통을 이어받아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공연에 나선다. 최근 양대 클래식 음반사 데카와 전속 계약을 맺기도 한 임윤찬은 지휘자 정명훈과 무대에 올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연주한다. 서울에서는 예술의전당(26일)과 세종문화회관(29일)에서 공연을 진행한다.
2017년 한예종 영재교육원 시절부터 임윤찬을 지도해 온 스승 피아니스트 손민수도 같은 달 리사이틀을 펼친다. 오는 28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무대에 서는 손민수는 라흐마니노프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라흐마니노프의 회화적 연습곡 전곡을 연주한다.
아시아 3국의 피아니스트가 모여 연주하는 이색적인 공연도 열릴 예정이다. 마포문화재단은 다음달 5~7일 한국, 대만, 일본 피아니스트의 릴레이 리사이틀을 개최한다. 2021년 부소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준우승을 수상한 김도현(5일)과 대만 피아니스트 킷 암스트롱(6일), 일본 피아니스트 타케자와 유토(7일)가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 무대에 오른다.
특히 6일 공연에는 한국, 대만, 일본 3명의 피아니스트가 한 대의 피아노에서 ‘라흐마니노프 6개의 손을 위한 로망스’를 연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