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모디 총리 피처링한 그 노래, 그래미상 후보에 올랐다

미국 대중음악계 최고 권위를 지닌 제66회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에서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참여한 노래가 후보에 올라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그래미를 주최하는 레코딩 아카데미에 따르면 글로벌 뮤직 퍼포먼스 부문에는 팔구니 샤(활동명 팔루)와 그의 남편인 가수 가우라브 샤가 함께 만든 노래 '어번던스 인 밀레츠'(abundance in millets)가 후보에 올랐다.

이 노래는 곡물인 기장(millet)의 풍요로움과 놀라움에 대한 곡으로 기장이 기아를 끝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어떨까 노래한다. 기장은 수수나 조 같은 좁쌀 비슷한 잡곡이다.

이 노래 중간에는 유엔 선정 '세계 기장의 해'를 맞아 모디 총리가 연설하는 목소리가 들어간다.

이 연설에서 모디 총리는 "우리 농부들의 노력이 인도와 세계의 번영을 새로운 빛으로 장식할 것"이라며 "오늘 전 세계가 세계 기장의 해를 기념하는 가운데 인도는 자부심을 가지고 이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한다.

공식 뮤직비디오에도 모디 총리가 연설하는 영상이 등장한다.

이 노래를 만든 팔루는 지난해 제64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컬러풀 월드'라는 제목의 앨범으로 베스트 칠드런 뮤직 앨범상을 받은 인도계 미국인이다.



그는 지난해 뉴델리에서 모디 총리를 만났을 때 총리가 세계 기아 퇴치 메시지를 담은 곡을 써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고, 이 말에 기장에 대한 노래를 만들어야겠다는 영감이 떠올랐다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서 설명했다.

팔루의 공식 웹사이트에도 이 노래에 대해 "세계 기장의 해를 맞아 만든 노래"라며 "전세계 기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슈퍼 곡물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모디 총리도 이 노래가 "매우 창의적인 곡"이라며 "더 많은 사람이 건강한 삶을 위해 기장을 받아들이도록 영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장은 수천 년 동안 인도 내 많은 지역에서 주식의 역할을 했다. 하지만 1960년대 인도에서 농업 현대화로 쌀과 밀의 생산이 늘면서 소외됐고, 시골 지역 저소득층의 식량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모디 행정부는 2014년 집권 이후 기장의 생산과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밀에 비해 재배 시간이 절반가량으로 짧고 쌀에 비해 물이 30%만 필요해 척박한 땅에서도 키울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식량 전문가들도 기장이 기후 변화와 식량 안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인도는 전 세계에서 기장의 최대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이다. 유엔이 올해를 '세계 기장의 해'로 선정한 것도 인도의 제안 때문이다.

최근에는 토르티야와 피타 빵, 팬케이크 등 퓨전 요리법에 기장을 활용하고 기장으로 맥주를 만드는 등 소비량이 늘고 있다. 지난 9월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만찬에도 기장이 중심이 된 음식들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