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가 MSD의 면역 항암제 ‘키트루다’의 바이오 시밀러개발에 본격 착수한다. 키트루다는 지난해 약 26조 원의 매출을 올린 대표적인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키트루다의 특허가 만료되기 시작하는 2028년을 ‘써드 웨이브(제 3의 파도)’로 보고 바이오 시밀러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15일 관계 부처 등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전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바이오시밀러 ‘SB27’의 안전성 등 약물 인체 평가를 위한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 받았다. 국내 임상 1상은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연대세브란스병원 등 9곳에서 진행된다. 국내 기업 중 키트루다 바이오 시밀러 임상 1상 계획을 승인 받은 곳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처음이다.
키트루다는 면역에 관여하는 PD-1 단백질에 결합하는 항체를 사용해 비소세포폐암, 흑색종, 자궁경부암, 림프종 등 암종 치료에 사용한다. 이번 임상의 평가 지표는 체내 약물 반응과 유효성, 안전성, 면역원성이다. 유럽과 미국에서 시판 중인 키트루다와 비교해 동등한 수준의 효능과 안전성을 갖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 임상인 만큼 임상 기간은 승인일로부터 약 1년 이내 진행한다. 임상 3상 기간과 특허 만료 시점을 고려하면 바이오 시밀러는 2028년 전후 출시 가능할 전망이다.
키트루다는 글로벌 시장에서 대표적인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약 26조 원의 매출을 달성한 키트루다는 올해 약 30조 원의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키트루다 등의 특허가 만료되는 2028년을 기점으로 바이오 시밀러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애브비의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얀센의 ‘스텔라라(우스테키누맙)’ 등의 특허가 풀리는 ‘세컨드 웨이브(제 2의 파도)’ 다음으로 큰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셀트리온과 종근당 등 국내 다른 바이오 시밀러 개발 회사들도 키트루다 바이오 시밀러 개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종근당은 지난해 9월 싱가포르 기업에서 키트루다 시밀러의 국내 판권을 도입해 비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 매출 수십조 원 규모의 키트루다 특허 만료가 수년 내로 다가옴에 따라 전 세계 바이오 시밀러 개발사들의 경쟁도 본격화 될 것”이라며 “면역항암제 분야의 바이오 시밀러 개발이 난치병 치료와 의료비 경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