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처음으로 미국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인 코인베이스 지분을 대량으로 매입해 향후 가상자산 직접투자에 물꼬를 틀지 주목된다.
1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국민연금이 제출한 주식 보유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 3분기에 코인베이스 주식 28만 2673주(약 0.15%)를 사들였다. 평가액은 총 1993만 4100달러로 260억 원 규모다. 주당 평균 매수 금액은 70.5달러로 15일(현지 시간) 기준 코인베이스의 종가(98.15달러)를 감안할 때 수익률은 40%에 육박한다.
국민연금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투자한 것은 아니지만 가상자산거래소 투자에 나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어서 투자 업계의 관심은 커지게 됐다. 국민연금은 벤처캐피털(VC)이 조성한 펀드의 출자자로 참여해 간접적인 방식으로 가상자산거래소에 투자한 사례만 있었다.
국민연금은 2014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결성한 블라인드펀드(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고 결성하는 대형 펀드)의 주요 출자자로 참여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2016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블록체인·핀테크 기업인 두나무에 투자했다. 이후 2021년부터 구주를 수차례 매각해 투자 원금 대비 100배 넘는 수익을 거뒀다. 이 밖에도 국민연금은 VC 펀드 출자 형태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인 빗썸과 코인플러그·코빗 등에 간접투자를 이어왔다.
국민연금이 코인베이스 지분을 확보하면서 주요 연기금의 가상자산거래소 투자 대열에도 합류하게 됐다. 한국투자공사(KIC)는 국민연금보다 앞선 2021년 4분기부터 코인베이스에 투자해왔다. 올 3분기 기준 KIC가 보유한 코인베이스 주식은 총 1만 8118주로 136만 달러(약 18억 원) 규모다. 주당 평균 매수 금액(75달러)을 기준으로 현재까지 약 31%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편 국민연금은 올 3분기 직접투자한 미국 주식이 624억 9270만 달러(약 81조 115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회복세에 힘입어 2022년 3분기(479억 2414만 달러)와 비교해 30% 이상 자산 규모가 늘어났다. 국민연금의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에는 시가총액 1위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 종목이 담겼다. 국민연금은 전기차 제조 업체인 리비안오토모티브도 108만 주가량을 신규로 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