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의사 1명당 진료 환자 OECD 최다, 의대 정원 늘려야 하는 이유다


우리나라 의사 1명이 한 해 진료하는 평균 환자 수가 6113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OECD 평균(1788명)의 3.4배에 달하는 규모다. 두 번째로 많은 일본(4288명)보다도 1800여 명 많았다. 의사 1인당 환자 수가 많은 만큼 진료 시간은 짧다. 의사와 진료 중 충분한 시간을 보냈는지에 대한 지표(2020년 기준)에서 한국은 OECD 19개 회원국 가운데 15위에 그쳤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 1차 의료 진료 시간은 평균 4.3분으로 OECD 평균의 25%에 그쳤다.



의사 1명당 진료 환자 수가 많은 데는 여러 원인이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의료 접근성이 괜찮은 편인 데다 건강보험·실손보험 등을 활용해 여러 의료 기관을 자주 찾는 ‘의료 쇼핑’ ‘과잉 진료’, 급속한 고령화 등이 겹쳐 진료 환자 수가 많아진 측면도 있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역시 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서 찾을 수 있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임상에서 활동하는 의사 수는 2.6명(한의사 포함)으로 OECD 평균인 3.7명보다 30%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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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적으니 의사 수입은 세계 최고 수준인 반면 환자들은 의료비 지출로 허리가 휘고 있다. 우리나라는 가구 소비에서 의료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1%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건강보험과 의료 급여 보장성이 낮은 데다 의사 수까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대한의사협회는 의사 수 증원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의사협회는 15일 회의를 열고 의대 정원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강경파로 협상단을 새로 꾸린 의협은 ‘투쟁 불사’를 외치며 의대 정원 확대에 제동을 걸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과 여야 정치권까지 한목소리로 의사 수 증원을 지지하는데도 의사협회는 기득권 지키기 차원에서 의대 정원 확대를 반대하고 있다. 정부는 이익 단체의 반대에 휘둘리지 말고 의대 정원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또 의대 정원 확대를 전제로 필수 의료와 지방 의료 부족 문제 해결 방안을 촘촘히 마련해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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