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이한주의 테크오디세이]중동이 원하는 진정한 디지털 파트너 

이한주 뉴베리글로벌 대표

투자 늘려 디지털강국 꿈꾸는 중동

혁신교육 등 진정한 상생협력해야

韓, 세계 디지털파트너 도약 기대





윤석열 대통령의 연이은 중동 국빈 방문 이후 국가 간의 디지털 협력이 무르익는 분위기다. 중동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는 각각 ‘비전 2030’과 ‘아부다비 경제 비전 2030’을 내세워 혹시라도 글로벌 흐름에 뒤처질까 강력한 디지털 정책 추진에 앞장서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인 IDC에 따르면 중동·튀르키예·아프리카(META) 지역의 디지털 혁신 투자는 매년 크게 성장해 2026년에는 100조 원 가까운 규모로 커진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을 단순히 우리 기업의 이익 창출 기회로만 결론 내서는 안 된다.



중동은 돈만 벌어갈 외국 기업이 아니라 진정한 디지털 협력 파트너를 원한다. 그들도 대한민국처럼 디지털 강국이 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눈앞의 경제적 이득만 추구해서는 될 일도 이루지 못한다. 현대그룹 창업자인 정주영 회장의 수많은 일화 중 사우디아라비아 출장길에서 겪은 일을 소개하고 싶다. 이슬람교도들이 메카를 향해 예배를 올리는 ‘싸라’ 때 정 회장은 본인이 탄 차량이 멈춰서고 주위 사람들이 모두 절을 하는 것을 봤다. 그는 차에서 내려 아스팔트 바닥에 무릎을 꿇고 운전기사가 하는 동작 그대로 따라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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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남의 나라에 가서 그들의 돈만 밝히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마음으로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그들의 번영을 같이 고민하는 것이 파트너십이 아니겠는가. 이것이야말로 한국이 제시할 수 있는 제3의 길이다. 일례로 베스핀글로벌은 아부다비에 위치한 현지 법인 사무실에 교육 아카데미를 마련했다. 현지 인력에게 직접 클라우드 기술과 디지털 혁신에 관한 교육을 제공하며 진정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올 9월 디지털 환경에서의 자유와 권리, 공정과 안전 등의 원칙을 담은 ‘디지털 권리장전’을 공개한 바 있다. 디지털 권리장전은 디지털에 대한 공정한 접근과 기회의 균등을 강조하며 자국민뿐만 아니라 인류 공통의 이익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 테크 기업도 국가의 경계를 넘어 전 세계에 디지털 혁신의 혜택을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중동 지역의 디지털 산업 모델을 공동 구축한다면 상호 발전과 번영에 기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막대한 부가가치 역시 따라온다. 이 성공 사례를 발판으로 우리는 디지털 산업 추진에 있어 최우선 협력 국가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것이다.

1970년대 건설 기업들의 중동 진출이 오일쇼크 극복에 큰 도움이 됐듯이 우리 테크 기업의 상생 경제 모델 수립이 지금의 경제 위기를 타개하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새로운 중동 붐을 바탕으로 우리는 과거의 성공을 재연하고 새로운 형태의 성장을 창출해야 한다. 중동과의 디지털 협력을 마중물로 삼아 대한민국이 전 세계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파트너로 발돋움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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