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의 장기화로 인해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패션 업계가 침체에 빠진 가운데 애슬레저 브랜드 시장은 오히려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애슬레저는 '운동'과 '여가'를 뜻하는 영어 단어의 합성어로 스포츠웨어를 기반으로 일상복처럼 입을 수 있는 옷을 뜻한다.
18일 의류 업계에 따르면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젝시믹스'는 주력인 레깅스와 함께 골프 의류와 아동의류 등 카테고리를 다양화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매출의 90%가량을 젝시믹스를 통해 얻고 있는데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 성장한 168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6% 증가한 140억원을 올렸다. 연간 매출 예상액은 2700억원, 영업이익 예상치는 285억원 수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애슬레저 브랜드 '안다르'도 올해 3분기 영업이익 45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155% 성장했다.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32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달성액(126억원)을 넘어섰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도 1447억원을 올려 지난해 연 매출 1691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이 같은 애슬레저 브랜드들의 성장은 패션 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하는 모습을 보이는 와중에 나와 더욱 눈에 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패션 계열사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3158억 원, 영업이익 6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8.5%, 75.1% 줄어든 규모다.
현대백화점그룹 패션 계열사 한섬도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8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나 급감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 부문(코오롱FnC) 역시 3분기 영업손실 99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와 견줘 적자 폭이 크게 늘었다.
업계에서는 엔데믹 이후 운동 등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사회적 분위기가 애슬레저 시장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또한 최근 애슬레저 의류들이 기존 스포츠 의류에서 벗어나 일상복으로도 활용 범위를 넓히며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애슬레저 업계는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준비 중이다. 젝시믹스는 아시아 시장에서의 전략을 적극 시행하고 있다. 지난달엔 중국 상해 BFC몰에 팝업매장을 오픈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팝업을 열어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젝시믹스는 올해 팝업매장 2곳을 포함해 상해에 4개 매장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대리상을 통한 전국 영업망을 강화해 중국시장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국 현지에 생산기지도 세울 계획이다. 2017년부터 수출을 진행한 대만에서도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연 매출 1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잡고 법인을 설립할 방침이다.
젝시믹스는 내년까지 글로벌 100개 매장 오픈을 목표로 잡았다. 매출 1위인 일본은 물론 대만, 말레이시아, 호주, 뉴질랜드 등에 진행 중인 플래그십 스토어를 확대한다. 오는 11월 말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 단독매장을 열 계획이다.
안다르는 일본과 싱가포르, 중국으로 뻗어나갈 방침이다. 일본, 미국에선 온라인 공식몰을 통한 역직구 방식으로 판매 중이다. 일본 자사몰 채널에서만 올해 3분기까지 30억원의 매출을 냈다. 연말 목표 매출은 53억원이다. 연내 안다르 일본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물류를 활용해 빠른 배송 서비스를 구축하고 마케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