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아르헨의 트럼프' 강경우파 경제학자… 하원의원 2년만에 대권

■밀레이 누구

아르헨 부촌서 태어나 축구선수 꿈꿔

초인플레 속 경제학 입문…방송으로 유명세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인. APF연합뉴스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인. APF연합뉴스





하비에르 밀레이(53)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인은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는 별칭에 걸맞게 극단적인 언행으로 유명세를 얻은 경제학자 겸 정치인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밀레이 당선인은 1970년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부촌 지역 팔레르모에서 버스 기사 출신 사업가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어린 시절만 해도 차카리타 주니어스라는 축구팀에서 골키퍼로 훈련하며 프로 축구선수를 꿈꿨지만 1980년대 말 아르헨티나의 경제 상황이 그의 인생 경로를 바꿨다. 그는 당시 2600%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으로 슈퍼마켓에서 물건 값이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바뀌는 광경을 보며 경제에 관심을 두게 됐고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대학 세 곳에서 경제학을 전공해 학사와 두 개의 석사 학위를 땄다. 이후 20년 넘게 교단에서 강의하다가 HSBC 아르헨티나 지사 등에서 이코노미스트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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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밀레이 당선인은 다수의 서적 집필 및 방송 출연으로 자칭 ‘무정부 자유주의자’로서의 면모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공개 석상에서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건물 모형을 부수는 것은 물론 양극화 해소 주장을 한 자국 출신 프란치스코 교황을 “망할 공산주의자”라고 부르는 식이다. 2018년에는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많은 TV 인터뷰를 한 경제학자로 선정됐다. 밀레이 당선인은 이렇게 얻은 인기를 토대로 2019년 자유전진당에 입당해 정계에 입문했고 2021년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다만 지난해만 해도 그를 유력 후보로 보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가디언지는 “밀레이가 현 정권의 실정에 대한 유권자들의 분노에 힘입어 당선됐다”고 평했다.

밀레이 당선인은 여동생이자 선거 캠페인 매니저인 카리나(51)와 관계가 돈독한 것으로 유명하다. 밀레이 당선인은 어린 시절 부친에게 학대를 당하는 동안 카리나가 버팀목이 돼줬다고 회상한 바 있다. 미혼인 밀레이 당선인은 과거 기르던 반려견의 유전자로 잉글리시 마스티프 네 마리를 복제해 키우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강아지들의 이름은 그가 신봉하는 진보적 경제학자들(밀턴 프리드먼, 머리 로스바드, 로버트 루카)에서 땄다고 한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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